[부산/경남]울산 울주 천상지역 주민들 “홍명고 이전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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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고 신설해달라” 탄원서 제출… 학교재단측, 주민들 명예훼손 고소

울산의 한 사립고 이전을 둘러싸고 주민과 학교 재단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립고 이전 예정지 인근 주민들은 “사학 비리로 얼룩진 사립고 이전보다 공립고를 신설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단 이사장은 주민 7명을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논란의 중심이 된 학교는 울산 울주군 청량면 홍명고(교장 류명수). 1990년 3월 사립고로 개교한 이 학교는 울산석유화학공단 인근에 위치해 교사와 학생들이 공해에 시달리고 도심에서도 떨어져 있다. 또 잇따른 사학비리로 국정감사를 받고 임시 이사가 파견되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는 2011년 7월 일반고 설립 수요가 있는 울주군 범서읍 천상지역으로 홍명고를 이전 개교하는 것을 전제로 천상고(가칭) 설립을 조건부 승인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홍명고를 이전한 뒤 학교 터가 산업단지로 개발되도록 중재했다. 홍명고 터는 이달 11일 B사에 매각되는 등 홍명고가 범서읍 천상리로 예정대로 이전되는 듯했다. 이전 개교 예정일은 2015년 3월이다.

하지만 천상지역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천상 공립고 설립추진위원회’는 주민 7115명의 서명을 받아 홍명고 이전 백지화와 공립고 설립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최근 교육부와 국민권익위, 울산시교육청 등에 제출했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홍명고 재단 이사장은 최근 불법 학사개입 문제로 교육청의 특별감사를 받았으면서도 기자회견을 열어 ‘학사 개입은 사학의 건학이념 실천을 위해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며 “재단의 자정 노력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전을 반대하며 공립고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명고 재단인 태화학원 이원우 이사장은 “이전 반대 주민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등 명예를 훼손했다”며 주민 7명을 울주경찰서에 고소했다.

시교육청은 “홍명고 이전 계획은 번복될 수 없으며 고교 진학 학생 수가 매년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립고 신설은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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