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물탱크 사고’는 특수볼트 대신 일반볼트 썼기 때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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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대로…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경질
후임에 박중흠 총괄부사장 내정… 삼성, 안전환경 강화 종합대책 발표

삼성그룹은 15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 남구 여천동 삼성정밀화학 물탱크 파열사고의 책임을 물어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사장)를 경질했다고 1일 밝혔다. 후임 대표로는 박중흠 운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

삼성이 안전환경 문제로 사장급을 경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사에는 36일간의 해외출장을 마치고 지난달 27일 귀국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일본에서 서면으로 사고 내용을 보고받은 이 회장은 휴가철인 지난달 30일 이례적으로 출근해 구체적인 사고 상황과 후속 대책을 들었다. 그는 이번 사고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안전환경 사고는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사고의 원인을 면밀히 조사해 박 사장 외에도 책임 있는 관련자들을 엄중히 문책할 것을 지시했다.

삼성 관계자는 “안전환경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최근 관련 투자를 크게 늘리고 조직문화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데 다시 발생했다”며 “박 대표를 경질한 것은 최고경영자에게 직접 책임을 물어 안전환경에 대한 모든 계열사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 회장의 재발방지 주문에 따라 이날 ‘삼성 안전관리 스탠더드’ 제정 등 그룹 차원의 안전환경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한편 삼성정밀화학 물탱크 파열사고의 원인이 물탱크를 조립할 때 높은 수압을 견딜 수 있는 고장력 볼트 대신 일반 볼트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1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사실을 7월 30일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보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이 사고 당시 집중 파손된 물탱크 하단부의 볼트 720개를 조사한 결과 인장 강도(물체가 찢기지 않고 견디는 힘)가 약한 일반 볼트가 594개(82.5%)였고 고장력 볼트는 90개(12.5%)뿐이었다. 나머지 36개는 파손이 심해 확인할 수 없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울산 물탱크 사고#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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