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신정락 ‘살아난 볼끝, 그의 야구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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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6일 07시 00분


그간의 시련을 딛고 아마추어 시절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다짐이다. 프로 첫 선발등판을 계기로 한발 더 전진하겠다는 LG 신정락이다. 스포츠동아DB
그간의 시련을 딛고 아마추어 시절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다짐이다. 프로 첫 선발등판을 계기로 한발 더 전진하겠다는 LG 신정락이다. 스포츠동아DB
■ 부활선언한 LG 투수 신정락

LG 언더핸드 투수 신정락(26)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신정락은 4일 목동 넥센전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5.2이닝 동안 5안타 1홈런으로 3실점(2자책점)했다. 그는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다. 프로에 데뷔한 이후 선발로는 처음 마운드에 섰던 사실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결과. 시즌 개막 후 막강한 파워를 뽐내고 있는 넥센 타선을 3점으로 묶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칭찬받을 만했다. 동시에 그는 선발투수로서 성공 가능성도 열었다.

2010년 1순위 LG 입단 불구 부상·부진 2군 전전
입대 결심 후 살아난 구위…구단서도 1군 선발 콜
넥센전서 프로 첫 선발출격 145km 부활 신호탄


○순탄치 않았던 프로 첫 3년

신정락은 대학시절 최고의 유망주였다. 시속 150km가 넘는 직구에 다양한 변화구를 장착한 그는 프로에서도 즉시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0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만 3억원을 받고 화려하게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에게 지난 3년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데뷔 첫 해 1군 무대에서 24경기에 등판했지만 1패2홀드, 방어율 6.31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도중 발목 부상을 입었지만, 치료를 완벽하게 받지 않고 무리하게 출전한 탓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프로 2년째에는 어깨 부상을 당해 11경기 등판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부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해 고작 1경기에 나섰을 뿐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프로 첫 선발 출격을 마치고 하루가 흐른 5일, 신정락은 “지난 3년 중 신인이었을 때(2010년)가 가장 힘들었다. 훈련하다 발목을 다쳤는데 무리해서 경기에 출전을 강행했다. 코칭스태프에게 사실대로 말했어야 했는데, 욕심 때문에 그러지 않았다. 발목 통증이 계속돼 볼에 힘을 실을 수가 없었고, 그러다보니 심리적으로도 무너졌다”고 털어놓았다.

한 번 잃어버린 감각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구속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컨트롤이 잡히지 않았다. 안간힘을 다했지만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볼이 더 많았다.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많아지면서 심리적으로 쫓기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마운드에 서면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힘들었다. 지난해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시즌을 마친 뒤 군에 입대하기로 결심했다. 일찌감치 병역의 의무를 이행한 뒤 재출발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선발로 꾸준히 5∼6이닝 투구가 목표

군 입대까지 염두에 둘 정도로 욕심을 버린 덕일까. 오히려 볼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불안했던 제구도 조금씩 잡혔다. 기술적으로는 높이 올렸던 오른팔을 조금 낮춘 것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신정락이 지난해 2군에서 선발로 출전해 호성적을 거듭하자 1군 코칭스태프는 그에게 군 입대를 늦출 것을 당부했다. 코칭스태프의 의견에 따라 입대 시기를 좀더 늦추기로 한 그는 이번 시즌 당당히 선발로 1군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신정락은 “(4일 넥센전이) 데뷔 첫 선발등판이었지만 크게 긴장하진 않았다. 볼의 스피드가 145km까지 나왔다는 점은 좋았는데, 볼넷이 많았던 것(3개)이 아쉬웠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이어 “몇 승을 거두겠다는 목표는 없다. 선발로 등판할 때마다 5∼6이닝을 책임져 불펜 요원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는 투수가 되고 싶고, 팀 성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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