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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FTA 삼국지’… 韓, EU와 발효땐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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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FTA 삼국지’… 韓, EU와 발효땐 주도권

동아일보입력 2011-05-09 03:00수정 2011-05-09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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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 공장에 플라스틱 제조 기계를 납품하고 있는 한국의 한 중소기업은 최근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덕을 톡톡히 봤다. 중국 제품보다는 30% 정도 가격이 비싸고 일본 제품에 비해선 20% 정도 가격이 싸 전형적인 ‘샌드위치 상황’에 처해 있었던 이 회사는 한-인도 CEPA로 관세를 면제받아 중국과의 가격차를 10% 이내로 좁혔다. 여전히 일본 제품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중국 제품보단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점이 고려돼 결국 인도 바이어의 선택을 받게 됐다. 그러나 2월 서명된 일본-인도 CEPA가 이르면 올해 말쯤 발효돼 일본 제품도 관세가 사라지면 이 회사는 또다시 일본 업체와 각축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한중일 3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영토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유럽연합(EU) FTA의 7월 발효를 계기로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재 FTA 상대국과의 교역량 비중이 15%로 3국 중 꼴찌인 우리나라가 EU와의 FTA 발효를 계기로 이 비중을 25%까지 늘릴 수 있게 됐기 때문. 한미 FTA까지 발효되면 이 비중은 35%로 늘어난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 평균인 50%에는 못 미쳐 한중, 한일 FTA 등 교역량이 큰 국가와의 추가 FTA를 통한 대외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FTA 교역 비중은 여전히 미진



한중일 3국은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을 발전시켰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기계 자동차 선박 등 수출 주력 품목도 비슷한 데다 최근 들어 기술력 격차도 빠르게 줄어 FTA를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여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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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04년 발효된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지난해 1월 발효된 한-인도 CEPA에 이르기까지 총 5건의 FTA를 발효 중이다. 홍콩 마카오 등 인접국뿐 아니라 뉴질랜드 파키스탄 등과 총 7건의 FTA를 발효 중인 중국에는 못 미치지만 4건의 FTA를 발효 중인 일본보다는 FTA 체결 수에서 앞서있다.

그러나 정작 FTA 상대국과의 교역 비중은 3국 중 가장 낮다. 중국은 FTA 상대국과의 교역량이 전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2%, 일본은 16.5%지만 한국은 14.8%다.

FTA 상대국과의 교역 비중은 무관세 혹은 낮은 관세로 수출입을 할 수 있는 비중이라는 점에서 한 나라의 대외 경제력과 직결된다. 우리나라가 ‘동시다발적 FTA 전략’을 취하면서 그 어느 나라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FTA를 추진해 왔지만 정작 FTA 상대국과의 교역 비중이 이처럼 낮은 것은 현재까지 발효 중인 FTA 상대국들이 대부분 우리나라와의 교역량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다만 7월 한-EU FTA가 발효되면 한국의 FTA 상대국과 교역 비중은 25.2%로 올라가 단숨에 중국 일본을 앞지르게 된다. EU와의 교역이 전체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4%에 달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나라와의 교역 비중이 9.7%인 미국, 0.2%인 페루와의 FTA마저 발효되면 우리나라가 FTA 상대국과 교역하는 비중은 35.1%로 중국 일본을 압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현재 협상을 타결시킨 코스타리카와 FTA가 발효돼도 FTA 교역국과의 교역 비중은 현재의 19.2%에서 19.4%로 0.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친다. 일본은 현재 타결 상태인 인도, 페루와의 FTA가 발효되면 FTA 상대국과 교역 비중이 현재의 16.5%에서 17.6%로 1.1%포인트 늘어난다.

○ 상호 FTA 통한 허브화 전략 필요


그러나 한중일 3국 모두 FTA 상대국과의 교역량은 전 세계 평균인 49.2%보다 현저히 낮다. 세계 10대 교역 강국 중 독일과 프랑스는 이 비중이 70%를 넘고 미국 역시 34.1%에 이른다.

한중일 3국이 정작 가장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 서로와는 FTA를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중일 3국은 1999년 한중일 FTA 논의를 시작한 이래 2003년부터 7년간 민간 공동연구, 2010년 세 차례 산관학 공동연구 등 8년째 ‘연구’만 하며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삼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의 교역량 중 중국과의 교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5%, 한국과의 교역량 비중은 6.1%다. 중국은 전체 교역량의 10.4%를 일본, 7.1%를 한국과 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과의 교역량이 무려 21.6%에 달하고 일본과의 교역량도 10.2%로 높다.

결국 한중일 FTA를 포함해 현재 협상 중인 FTA가 모두 타결되면 우리나라가 FTA 상대국과 교역하는 비중은 무려 83.4%가 된다. 명실상부한 교역 강대국이 되는 셈.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장경제인 일본 한국과 계획경제의 성격이 강한 중국과의 경제체제 간극, 3국의 역사적 앙금 등을 고려하면 한중일 FTA 타결은 요원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일본은 우선 한국과의 FTA를 먼저 체결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고 한국 역시 한중, 한일 FTA를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한중 FTA의 경우 중국 측이 민감해하는 공산물과 우리 측의 민감 분야인 농산물을 포함한 전체 개방 수준을 먼저 맞춰 놓고 협상을 시작하자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협상 개시 후 논의하자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맞서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한중 FTA 체결의 경제적 효과가 한일 FTA보다 더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민감한 농산물 개방 문제와 내년 대선 일정이 고민”이라고 말했다.

명진호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FTA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수입가격 하락을 통한 물가 안정 등 경제적 효과가 크다”며 “한중, 한일 FTA를 비롯한 추가 FTA 추진을 통해 영토 확장에 계속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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