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광화문광장을 서울의 자랑으로

  • 입력 2009년 7월 31일 17시 17분


◆ 동아논평 : 광화문광장을 서울의 자랑으로

광화문광장이 내일 문을 엽니다. 수도 서울의 도심에 폭 34m, 길이 557m, 면적 1만9084㎡의 대규모 열린 공간이 등장합니다. 1년 8개월간 41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습니다. 세계적 명소인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영국 런던의 트래펄거 광장 등을 떠올리며 반기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서 이어지는 거리는 원래 열린 공간이었습니다. 광화문설계 책임자인 서안조경설계사무소의 심현돈 소장은 "일제 강점기와 근대화를 거치며 닫힌 공간으로 변한 광화문 거리를 다시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우리의 정체성을 되살리는 것이 설계의 핵심 목표였다"고 설명합니다. 광화문광장에는 서울의 중심부를 차에서 사람 중심으로, 성장위주에서 인본주의로 바꾸려는 노력이 담겨있습니다. 서울시는 조선시대 육조(六曹)거리 재현 등으로 역사의 숨결을 불어넣었습니다. 광화문광장의 등장으로 청계천 서울광장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보행도로도 완성됐습니다. 파리 런던 로마 등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처럼 관광객이 걸어 다니며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한글날인 10월9일에는 광화문광장에 세종대왕 동상이 등장합니다. 기존의 이순신 장군 동상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 위인이 광장의 주인공이 된다는 뜻이지요.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는 12척의 배로 왜선 133척을 맞아 대승을 거둔 명량대첩과 23전 23승을 뜻하는 '분수 12·23'이 만들어졌습니다.

민족의 영웅이 자리 잡은 광화문광장의 모습을 만들어 가는 것은 후손의 몫입니다. 서울시민과 국민에게 달려있습니다. 문화와 소통이 어우러지는 명소가 될 수도 있고, 서울광장처럼 걸핏하면 불법 폭력 집회가 벌어지고 경찰버스가 봉쇄하는 살벌한 장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서울시는 불법 과격 집회를 차단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공공질서를 확보하는데 필요한 경우 조건을 부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걱정하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광화문광장을 존중하고 선용하려는 시민들의 힘이 악용하려는 세력을 막아야 합니다. 광화문광장이 개성 없는 고층건물과 차량으로 꽉 막인 서울 도심에 한줄기 빛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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