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악몽 끝” 부산 APEC路 지하에 3만t 빗물저장 탱크

  • 입력 2009년 7월 21일 02시 57분


7일과 16일 집중호우 때 도로가 물에 잠겨 호수처럼 변해 버린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인근 도로 지하에 항구적인 침수방지를 위한 국내 최대 규모의 빗물저장시설이 들어선다.

부산시는 센텀시티 내 전시컨벤션센터(BEXCO)와 올림픽공원 사이 왕복 7∼8차로, 길이 800m의 APEC로 지하에 3만 t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초대형 물탱크인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이 시설은 당초 상습 침수지역인 부산 동래구 온천천에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센텀시티 지역 침수피해가 더 심각함에 따라 사업 대상지가 바뀌었다. 부산시는 올해 안으로 타당성 검토를 거쳐 내년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길이 500m, 폭 20m, 높이 3m 규모의 거대한 콘크리트 상자 모양으로 설치될 이 시설에 드는 비용은 국비 및 시비를 포함해 총 200억 원. 시설 관리에 필요한 각종 첨단장비와 전기시설, 대형 모터펌프, 준설장비, 작업로 등도 갖춰진다. 여름 장마기간의 빗물을 저장한 뒤 필요에 따라 청소용, 조경용 등으로 사용하고 집중호우 때는 재난방지시설로 활용한다.

현재 국내에 설치된 빗물저장시설로는 서울 광진구 스타시티 빌딩 지하와 망우산 아래, 석관동 도로 지하 등이 있으나 규모가 이렇게 크지는 않다.

이 시설이 들어설 APEC로는 도로 표고가 지면 표고보다 1.2m가량 낮고, 지하 우수관거 방류구도 해수면보다 1.57m 아래에 매설되는 등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집중호우가 인근 수영강 만조 시기와 겹치면 인근 도로까지 침수된다.

조성원 부산시 건설방재관은 “이 시설은 재난방지와 미래 수자원 확보라는 두 가지 효과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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