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한국마라톤 2000m고지 특훈

  • 입력 2009년 7월 16일 02시 57분


남녀대표팀 스위스 출국… “옛 영광 다시한번”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한국 마라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극기 훈련을 통해 과거 마라톤 강국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고 손기정 선생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감독(국민체육진흥공단), 2001년 보스턴 마라톤 챔피언 이봉주(삼성전자)에 이르기까지 마라톤 강국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한육상경기연맹이 결단을 내렸다. 내달 열리는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대비해 남녀 마라톤 팀을 13일 스위스 생모리츠로 고지훈련을 보냈다. 생모리츠는 해발 2000m가 넘는 곳으로 고지대 훈련의 명소다.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데 적격이다.

남녀 대표팀이 함께 고지훈련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만큼 이번 훈련이 가진 의미는 크다. 지영준(경찰대)과 이선영(안동시청) 등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2011년 팀’이라 할 수 있다. 2009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11분39초를 기록한 황준현과 육근태(이상 한국체대) 등 유망주를 합류시켰다. 과거에 기록이 좋은 한두 명만 전지훈련을 보낸 것과는 다른 조치다. 일본이 2007 오사카세계선수권 때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듯이 2년 뒤 홈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기 위한 투자인 셈이다.

이종찬 연맹 마라톤 기술위원장은 “고지훈련도 해봐야 잘하는 법이다. 이번 고지훈련은 2년 뒤를 위한 경험 쌓기다. 이번에 남자부에 5명을 출전시키는 것도 상위 3명 기록으로 순위를 가리는 단체전에서 입상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총감독을 맡은 최선근 강원도청 감독은 “고지훈련을 통해 한국 마라톤이 다시 한 번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발판을 다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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