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 친환경차 시험장

  • 입력 2009년 7월 14일 02시 56분


하이브리드-클린디젤 잇단 출시

업체들, 국내 소비자 반응에 주목

현대·기아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한국토요타가 각각 올해 하반기(7∼12월) 하이브리드 차량을 경쟁적으로 출시한다. BMW, 푸조, 폴크스바겐, 아우디, 볼보 등 유럽 자동차업체들은 이에 맞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이고 연료소비효율은 크게 높인 이른바 ‘클린디젤’ 차량들을 최근 국내에 잇달아 출시했거나 곧 내놓을 계획이다. 수입차 중 디젤차 비중은 지난해 16% 정도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24%로 높아졌다.

이와 관련해 하이브리드와 클린디젤 중 어떤 친환경차가 미래 자동차시장의 대세가 될지 한국이 시험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친환경 차량 시장은 현재 크게 하이브리드 시장과 클린디젤 시장으로 양분돼 있다. 미국과 일본 시장은 하이브리드 차량이, 유럽은 클린디젤 차량이 주종을 이룬다.

반면 한국의 경우 아직 친환경 차량을 주도하는 차종은 없다.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 차량 양산에 나섰지만 미국 시장과 달리 디젤 차량 시장의 기반이 있어 클린디젤 차량도 보급이 어렵지 않고,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서서히 바뀌는 추세다. 최근 통과한 ‘환경친화적 자동차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에서도 클린디젤 차량을 전기자동차 등과 함께 환경친화적 자동차에 포함시켰다.

절대적인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소비자 안목이 높은 수준인 만큼 한국의 친환경차 시장을 어떤 차가 주도할지에 대해서는 업계의 관심도 높다는 설명이다. 정부의 지원책이 어느 쪽을 향하느냐가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세계 시장 수요를 생각하면 어느 한쪽을 택한다기보다 하이브리드 차량과 클린디젤 차량을 모두 개발해야 한다”며 “정부 정책의 추진 방식이 클린디젤은 수요 진작책에, 하이브리드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