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에 그친 ‘한류스타들의 도쿄돔 공연’

  • 입력 2007년 8월 16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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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걸쳐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한류스타들의 종합공연인 FACE in Japan(Forever, Asian star Culture Expo)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외형상으로는 일본 내 팬클럽을 형성한 연예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공연이었지만 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전날 조현재, 빅마마, 엄태웅, 하지원, 강타, 이동건, 동방신기 등이 출연한 것에 이어 15일에는 '거침없이 하이킥' 출연진 8명, 빅마마, 조한선, 김민준, 테이, 김재원, 신현준, M(이민우) 등이 1만 여 일본팬을 끌어 모았다.

●1+1+1+…=1?

공연의 포맷은 스타의 '성분'에 따라 두 가지로 갈렸다.

엄태웅, 하지원, 김민준, 신현준 등의 연기자는 팬들과의 질의응답에 이어 장기자랑을 보여주는 미니 팬미팅이었으며 빅마마, M, 테이, 동방신기 등은 노래만 들려주는 미니 콘서트 형식이었다.

행사조직위 측에서는 일본 내 팬층을 형성한 연예인들을 모은 자체가 보기 드문 일이라며 만족스러운 입장이지만 팬들은 티켓 가격에 비해 공연의 질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김민준의 팬이라는 30대 초반의 유카코 씨는 "1만5000엔의 표값은 너무 비싸다"며 "25일 열릴 김민준의 요코하마 단독 팬미팅은 4시간 이상 진행되는데도 티켓값이 1만엔이다"고 말했다.

다른 팬은 "김민준을 제외하고 다른 스타의 공연은 솔직히 지루했다"면서 "김민준도 간단한 인사말 밖에 못한다. 좀 더 많은 일본어를 해줬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15일 행사는 전날보다 훨씬 빈자리가 많았다.

●현지 콘텐츠가 부족하다

15일 첫 무대를 장식한 '거침없이 하이킥'팀에 대한 반응은 썰렁할 정도. 7월부터 일본에서 전파를 타고 있지만 이순재, 나문희, 서민정, 신지, 정준하, 박해미 등의 많은 출연자의 대화가 통역을 통해 일본팬에게 어필되기엔 역부족이었다.

강타, 동방신기 등 일본 앨범을 낸 가수들과 달리 연기자들은 한국 드라마의 확대 재생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배용준, 최지우 등과 함께 출연해 한류열풍에 동반 합류한 케이스도 있다.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얻거나 팬층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

한편 이번 행사 홍보대사인 류시원은 이틀간의 공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서 가수 및 연기자로 변신한 덕택에 많은 팬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류시원의 인기에 나머지 한류스타들이 묻힐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1회 한류엑스포에서 '욘사마' 배용준이 나가자 팬들이 썰물같이 빠져 조직위와 다른 출연자에게 부담을 안겨주기도 했다.

14일 공연에서 동방신기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본 소속사를 따로 둔 동방신기는 '한류' 꼬리표를 떼고 치밀하게 활동계획을 짜왔다. 그 결과 이달 초 일본 오리콘 차트에서 상위권에 랭크됐고 광범위한 팬층을 확보했다.

15일 공연 후 만난 30대의 일본 여성 팬은 "동방신기의 인기는 이미 보아를 넘어섰다"며 기자에게 전날 동방신기의 공연이 어땠느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이번 대회 명칭은 지난 제주 행사와 달리 '한류'라는 단어 대신 '아시아 스타여 영원하라(Forever, Asian star)'는 문구를 넣었다. 이는 행사에 참가한 연예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도쿄=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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