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의 삼성이 어쩌다가…”

  • 입력 2007년 8월 6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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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사고 반도체라인 일단 정상화… 책임론 ‘솔솔’

3일 오후 초유의 정전 사고로 생산라인이 멈춰 섰던 삼성전자의 경기 용인시 기흥 반도체공장은 사고 발생 21시간 30분 만인 4일 낮 12시경부터 정상 가동됐다.

삼성전자 측은 “조기 수습으로 피해액을 400억 원 정도로 최소화했다”고 하지만 최첨단 공장에서 발생한 ‘원시적(原始的) 사고’에 대해 책임론이 불거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사고 3일째인 5일 기흥 공장의 사고 현장에는 반도체 임직원 대부분이 출근해 정전 사고가 발생한 K2 지역은 물론 나머지 K1 지역의 생산라인에 대해서도 점검 작업을 벌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황창규 반도체총괄 사장이 낸드플래시 제품의 공급 차질을 우려하는 대형 거래처에 직접 상황을 설명하며 불안감을 해소하고 있다”며 “손상된 웨이퍼(반도체 원판)의 숫자도 많지 않아 피해가 최소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 장비의 손상이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 측의 공식 발표와는 달리 ‘일부 라인은 5일 밤늦게까지 복구 작업이 계속됐다’는 말도 공장 관계자를 통해 흘러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유사 사고 재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정전 사고의 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화재에 사업장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대 5조5000억 원까지 보상해 주는 손해보험에 가입해 있다. 물론 사고 원인에 따라 보상액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화재도 이날 사고 현장에 담당 직원을 급파해 배전시설 관리상의 문제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한국전력 측은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삼성전자가 관리하는 기흥 공장 내부 변전 설비에 문제가 생겨 정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고 원인이 삼성전자의 관리 부실로 밝혀질 경우 문책성 인사 및 관리체계 강화 조치 등이 뒤따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올해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 만회에 부심하고 있는 황 사장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3일과 4일 최고경영자(CEO)인 윤종용 부회장이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한 것은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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