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 부족’에 분통… 현금인출기 불질러

  • 입력 2007년 5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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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뽑으려는데 잔액이 부족하다는 메시지가 계속 떠서 술기운에 그만….”

현금자동인출기에서 돈을 꺼내려던 30대 남자가 통장의 잔액이 부족해 인출을 할 수 없다는 표시가 나오자 현금인출기에 불을 질렀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9일 자신의 계좌에 잔액이 부족해 돈을 뽑을 수 없자 홧김에 현금인출기에 불을 지른 혐의(건조물 방화)로 최모(30)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21일 오전 1시경 술을 마신 뒤 택시비가 없어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A은행 24시간 현금인출코너를 찾아가 돈을 뽑으려고 했다.

하지만 계좌에 잔액이 부족해 돈을 뽑을 수 없게 된 최 씨는 순간적으로 화를 못 이겨 주위에 있던 명세표 5, 6장을 모아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이로 인해 현금인출기 4대와 에어컨이 불에 타 1억2000만 원 정도의 재산 피해를 냈다.

경찰 조사에서 최 씨는 “중학교 친구들과 술을 많이 마신 뒤 택시비가 없어 돈을 뽑으려고 했는데 잔액이 없다는 표시가 계속 나와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그런 짓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은행 폐쇄회로(CC)TV에 최 씨가 현금인출기를 잡고 흔드는 모습이 촬영됐다며 최 씨가 돈을 훔치기 위해 일부러 현금인출기에 불을 질렀는지도 조사 중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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