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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통계자료는 내 주장 강화하는 수단이자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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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理知논술]통계자료는 내 주장 강화하는 수단이자 무기

입력 2007-05-22 02:56수정 2009-09-2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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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은 주장과 근거로 이뤄진 논증을 기반으로 한 글쓰기다. 그래서 좋은 논술문과 그렇지 못한 논술을 나누는 기준 중 한 가지는 주어진 제시문과 자료들을 활용하여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시키는 근거를 얼마나 잘 제시했느냐 하는 것이다.

최근 각 대학은 이런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 모의논술에서 통계자료의 분석과 의미를 묻는 문제를 많이 출제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통계자료 수치와 값의 변화를 통해 현상을 분석하고,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시킬 근거를 마련하면서 원인과 대책을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런 능력을 키우려면 개별 교과목에서 배운 다양한 배경지식을 통계 자료 해석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통계 자료의 수치만으로는 많은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오른쪽 표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이 표에서 ‘외식비’, ‘교육비’, ‘통신비’의 변화 추세를 살펴보고 변화의 이유를 꼽아 보자. 먼저 소비지출 중 외식비의 비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맞벌이 부부의 증가를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음식의 양보다 질을 따지기 시작한 사회적 분위기, 즉 좀 비싸더라도 맛있다면 찾아가는 분위기도 원인의 하나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둘째, 교육비의 증가를 살펴보자. 요즘 사회 여기저기에서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연간 교육비의 변화가 별로 없고, 교육비가 11.8%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만약 이런 자료를 보고 조사 대상인 도시가구에 자녀가 없는 가구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낸다면 실제 사교육비 비중은 이보다 상당히 높을 것이라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자료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보여 주는 글이 될 것이다.

셋째, 통신비 증가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정에서 휴대전화를 소유한 사람이 몇 명인지 생각하면 증가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를 함께 생각해낼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자료의 수치는 증가와 감소만을 보여 준다. 하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배경지식 중 무엇을 끌어오느냐에 따라 동일한 자료를 가지고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통계자료는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상대방의 주장을 꺾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교육비 증가를 근거로 삼아 ‘3불 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 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정부는 아래와 같이 대응했다. 단지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는 단순한 추측성 주장과, 자료를 제시하면서 사교육비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주장 중 어떤 것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1980년 과열과외대책 연구에 따르면 당시 도시근로자 가구 평균소득은 월 24만 원인데 고교생의 연평균 과외비가 20만 원에 이르렀다. 당시 언론은 ‘고교생의 연평균 과외비가 20만 원에 서울대 신입생의 60%가 과외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자녀의 교육기회가 부모의 빈부에 의하여 결정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국정브리핑 2007년 5월 11일)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자료에 근거해야 한다. 3불 정책 폐지를 주장한 한 신문사 기자는 ‘공교육 질(質)이 향상된다면 모든 게 해결된다. 특목고가 인기 있는 것은 학교 교육 수준이 만족스러워서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하면서 모든 학교가 특목고처럼 된다면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정확한 자료에 기반을 두지 않은 주장이다. 특목고는 중학교 성적 상위 1% 이내의 학생들이 갈 수 있는 고교다. 반면 일반 고등학교는 상위 1% 학생이 극소수이며, 심지어 90% 이하의 학생도 많다. 높은 수준의 학생들이 모인 집단과 최상위와 최하위가 섞여 있는 집단의 교육 수준과 만족도를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자료 제시와 해석 및 평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윤상철 경희여고 철학교사

(표)도시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구성비(1980∼2005년)(단위 : %, %포인트)
-19801990199520002003200420052005-1995
소비지출100.0100.0100.0100.0100.0100.0100.0
식료품 43.2 32.2 29.0 27.4 26.5 27.026.4―2.6
외식 1.6 6.5 9.1 10.8 12.1 12.612.23.1
주거 4.5 4.7 3.8 3.5 3.4 3.33.4―0.4
광열·수도 7.8 4.5 4.1 5.3 4.9 4.94.90.8
가구집기가사용품 4.3 5.6 4.7 3.6 3.8 3.94.1―0.6
피복·신발 9.8 8.2 7.7 5.6 5.6 5.25.3―2.4
보건·의료 6.3 5.1 4.7 4.3 4.7 4.74.90.2
교육 6.3 8.4 10.0 11.2 11.6 11.711.81.8
교양·오락 1.8 4.7 5.3 5.2 4.9 4.94.9―0.4
교통·통신 5.8 8.5 11.3 16.0 17.1 17.217.36.0
개인교통- 3.6 6.3 8.2 7.7 7.78.11.8
통신- 1.9 2.1 4.7 6.7 6.66.44.3
기타소비 10.1 18.2 19.4 17.8 17.5 17.316.9―2.5
잡비 5.1 14.1 15.0 13.5 13.4 13.012.6―2.4
자료: 통계청 가계조사연보 각 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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