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이응노 화백 출생지 예산? 홍성?

  • 입력 2007년 5월 7일 0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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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미술계의 거장인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의 출생지를 놓고 충남 예산군과 홍성군이 ‘우리 고장 사람’ 논란을 벌이고 있다.

논란은 대전의 이응노미술관이 3일 개관과 함께 특별전을 열면서 작가 연보와 도록 등에 ‘충남 예산 출생’이라고 기록하면서 비롯됐다.

올해 초 예산군이 ‘예산군 덕산면 낙상리 24번지’라고 기록된 고암 선생의 출생증명서(제적부)를 미술관에 보내와 이렇게 기록했지만 홍성군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

홍성군은 예산군의 제적부는 고암이 장성했을 때 작성된 것이고 고암의 부친(이근상)이 1910년 일본 헌병대에 탄원서를 내면서 자신의 거주지를 ‘홍성군 홍북면 중리(중계리의 옛 이름)’로 적은 것을 볼 때 1904년 태어난 고암도 부친의 거주지에서 태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홍성군 관계자는 “중계리 일원에 이응노 생가 복원 및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문화재청에는 생가에 대한 문화재 지정을 신청해 놓은 상태”라며 “조만간 미술관 측에 자료를 보내 공식 정정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예산군 관계자는 “고암의 출생지로 알려진 홍성 홍북면 중계리는 예산군 덕산면 낙상리와 생활권이 같은 인접 지역이어서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며 “제적부 이상의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응노미술관의 공광식 학예사는 “공문서인 제적부를 토대로 출신지를 정리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암 선생은 초기 작품 활동을 홍성에서 했기 때문에 홍성 출신으로도 불려 왔다. 이 때문에 한때 홍성군에서 미술관을 유치하려 했으나 고암 선생의 부인 박인경(82·이응노미술관 명예관장) 여사가 선생이 1967년 동백림 사건으로 2년간 옥고를 치른 대전을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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