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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나성엽]리콜 차량에 수리비 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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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나성엽]리콜 차량에 수리비 내라니

입력 2006-02-16 02:59수정 2009-10-0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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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차모(30) 씨는 최근 무단변속기(CVT)가 장착된 GM대우자동차의 마티즈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큰 사고를 당할 뻔했다.

시속 100km로 달리던 차가 갑자기 20km 미만으로 속도가 떨어졌다. 하마터면 뒤에 오던 차와 부딪힐 뻔한 아슬아슬한 상황이었다.

이미 두 차례 같은 고장으로 리콜을 받은 차 씨는 이번에도 직영정비업소를 찾아 수리를 맡겼다. 그런데 회사 측은 수리비로 61만 원을 청구했다.

“리콜 차량인데 왜 돈을 받느냐”고 항의하자 정비업소 측은 “(리콜 차량이지만) 보증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수리비를 내야 한다”고 했다.

GM대우차는 이런 식으로 소비자에게 20만 원에서 최고 100만 원을 청구했다는 사실이 한국소비자보호원 조사 결과 밝혀졌다.

반복적인 CVT 고장에 대해 ‘보증기간 만료’를 이유로 리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한 소식이 알려지자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도대체 생각이 있는 회사인지 이해가 안 간다’ ‘싸구려 차라서 막 대하는 것이냐’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제조업체가 저지른 잘못에 스스로 공소시효를 두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1년 포드사의 레저용 차량(RV) 익스플로러의 타이어 파열로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났을 때 타이어 제조업체인 파이어스톤은 650만 개의 타이어를 리콜했다. 포드사는 매출 감소로 대규모 감원을 하면서도 ‘보증기간’을 따지지 않았다.

LG전자도 2004년 밥솥 제품이 터지자 제품을 교환해 주면서 제품 불량을 신고하는 고객에게 5만 원의 보상금까지 주고는 밥솥 사업을 접었다.

최근 한 친구에게서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갑자기 운전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화단을 들이받고 멈췄다는 얘기를 들었다.

당연히 제조사에 항의할 일이었지만 이 친구는 ‘안 다쳤으니 다행’이라며 그냥 넘어갔다고 한다. 보통의 소비자는 이렇게 착하고 순진하다.

제조물 책임법에 따르면 제조사는 제조물 결함으로 인해 생긴 손해를 소비자에게 배상해야 한다. GM대우차는 수리비를 청구하기 전에 차량 소유주 중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나성엽 경제부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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