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외교팀 ‘네오 리얼리스트’…국제사회 동의-협력 중시

  • 입력 2006년 2월 8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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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2기 행정부의 대외 정책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6일)의 진단이다. 이유는 신(新)현실주의자(neo-realist)들의 부상. 이 신문은 이라크 선제 공격 등 독자적인 미국의 강경책을 주도했던 네오콘(neo-conservative·신보수주의자)들의 입지가 부시 집권 2기 들어 상대적으로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신현실주의자도 네오콘처럼 전 세계에 민주주의를 확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은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더욱 중시한다는 것. 이란 핵과 북한 핵 문제에서 ‘다자주의’를 고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란은 유럽연합(EU)의 빅3, 즉 영국 프랑스 독일과 다자협상을 하고 있고, 북한 핵은 6자회담의 틀을 고수하고 있다.

신현실주의자들의 입지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굳어졌다. 라이스 장관 본인이 행정부 내 대표적 신현실주의자. 라이스 장관을 보좌하는 국무부의 2, 3인자 격인 로버트 졸릭 부장관, 니컬러스 번스 차관도 같은 노선을 지향한다. 반면 행정부 내 대표적 네오콘인 딕 체니 부통령은 백악관 내 네오콘들의 정보통 역할을 해 온 루이스 리비 비서실장이 지난해 ‘리크 게이트’로 중도 하차하면서 힘이 약화된 상태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폴 울포위츠 전 국방부 부장관과 존 볼턴 전 국무부 차관은 이미 세계은행 총재와 유엔 대사 직을 맡아 행정부를 떠났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 이란 이라크 문제에 대한 강경책으로 동맹국들과 마찰을 빚었던 1기 때와는 달리 국제 협력을 강조하는 신현실주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주 영국 런던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 독일 외교장관들이 회동했을 때 라이스 장관이 러시아 중국의 동의를 구해 이란 핵 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성사시킨 것도 이 같은 기조 변화의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그러나 신문은 네오콘의 입김이 아직도 유효하며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에 대한 견제나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불법적인 국제 자금줄을 죄는 것은 이를 반영한다고 전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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