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한국-덴마크 전 1-3…칼스버그컵 축구 준우승 그쳐

  • 입력 2006년 2월 2일 0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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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진 13개월만의 A매치 골조재진(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전반 13분 덴마크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헤딩골을 터뜨리고 있다. 조재진에겐 2004년 12월 독일과의 평가전 이후 무려 13개월 만의 A매치 골이었으나 한국이 이후 덴마크에 내리 세 골을 내주며 역전패해 빛이 바랬다. 홍콩=연합뉴스
조재진 13개월만의 A매치 골
조재진(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전반 13분 덴마크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헤딩골을 터뜨리고 있다. 조재진에겐 2004년 12월 독일과의 평가전 이후 무려 13개월 만의 A매치 골이었으나 한국이 이후 덴마크에 내리 세 골을 내주며 역전패해 빛이 바랬다. 홍콩=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칼스버그컵 4개국 대회 결승에서 덴마크에 1-3으로 역전패했다.

한국은 1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전반 13분 조재진이 선제 헤딩골을 넣었으나 43분 라르스 야콥센에게 동점골을 내준 뒤 후반 19분 예스페르 베크, 후반 43분 미샤엘 실베르바우에르에게 역전골과 추가골을 내줬다.

이로써 한국은 이번 전지훈련 기간에 핀란드 크로아티아전에 이어 유럽 팀 상대 3연승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또 칼스버그컵에서 1986년 1995년에 이어 또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덴마크와의 역대 전적은 3전 3패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의 경기는 최근 집중 실험 중인 포백 수비라인이 아직 불완전함을 드러낸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부터 한국의 포백 수비라인이 제대로 된 공격력을 갖춘 유럽 팀을 상대로 본격적인 실험무대에 오른다는 의미가 있었고 결국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겼다.

한국은 정경호 조재진 박주영을 스리톱에 놓고 백지훈 김남일 김두현을 미드필더, 김동진 유경렬 최진철 조원희를 포백에 놓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한국은 큰 체격을 앞세운 데다 4-4-2 포메이션으로 두껍게 수비벽을 쌓은 덴마크와 미드필더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한국은 포백 수비수 중 양 측면을 담당하고 있는 조원희와 김동진의 공격 가담 능력이 돋보였다. 한국의 첫골도 측면 공격으로부터 시작됐다. 전반 13분 조원희가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치고 올라가다 코너킥을 얻었고 백지훈이 띄운 볼을 조재진이 꽂아 넣은 것.

하지만 한국은 전반전이 끝나갈 무렵부터 수비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반 40분에는 길게 넘어온 공으로 왼쪽 수비라인이 무너지면서 데니스 쇠렌센이 골키퍼까지 제치는 단독 찬스를 내주었으나 조원희가 달려들어 헤딩으로 공을 가까스로 걷어냈다. 그러나 한국은 42분 왼쪽 코너킥에 이은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내줬다.

후반 19분에는 포백 수비수 두 명이 동시에 공격수에게 몰린 뒤 돌파 당하자 그대로 골대 앞에 빈 공간을 내주었고 이 공간에 덴마크 공격수들이 몰려들어 실점했다.

한국은 이후 큰 키를 이용한 고공플레이를 통한 덴마크의 역습에 수비라인이 자주 뚫리는 모습을 보였다. 딕 아드보카트호(號)가 포백을 계속 유지할 경우 수비수 간의 지역분담과 협동 플레이가 좀 더 다듬어져야 한다는 문제를 드러낸 경기였다.

홍콩=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아드보카트 감독의 말

때로는 지는 경기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도 있다. 체력과 체격에서 앞선 상대에게 파워에서 밀렸다. 위험을 감수하고 계속 선수들을 전진 배치해 골을 많이 허용했다. 오늘 경기로 우리 선수들에 대한 대략적인 생각을 얻을 수 있었다. 팀 전체적인 문제로 패했지 수비라인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김남일이 슛한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면서 2-0으로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뒤 덴마크가 더 강해졌다.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져서 아쉽기는 하지만 배워가는 과정이다.

■덴마크전 이모저모

○…이날 첫 골을 넣은 조재진은 벤치에 있던 골키퍼 김영광 앞에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입김을 불어넣는 듯한 특이한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 이는 무릎 부상 중인 골키퍼 김영광의 쾌유를 비는 세리머니였다. 아픈 무릎에 기운을 불어넣어 빠른 회복을 빈다는 의미. 선수들은 이날 골을 넣을 경우 부상한 선수를 위해 이 같은 세리머니를 펼치기로 경기 전에 미리 의견을 모으고 출전했다. 부상으로 주전경쟁에서 밀려 있는 김영광은 이 세리머니에 함박웃음으로 답했다.

○…대표팀은 흰색 상의에 파란색 하의, 흰색 양말을 신고 출전했다. 한국팀이 이 같은 유니폼 조합을 이룬 것은 처음. 한국팀은 홈경기 시 붉은색 상의에 파란색 하의, 붉은색 양말, 원정경기 등에서 입는 보조 유니폼으로는 흰색 상의에 붉은색 하의, 흰색 양말을 신어 왔다. 대표팀이 이 같은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은 상대팀인 덴마크가 아래 위 붉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려 했기 때문에 혼돈을 막기 위해 양 팀이 서로 조정한 결과다.

○…이날 1970년대 국가대표 골키퍼였던 변호영 씨가 왕년의 국가대표 동료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만나 함께 응원했다. 변 씨를 비롯한 홍콩한인회 교포 2000여 명은 붉은색 상의를 입고 서울서 온 붉은악마 응원단의 응원구호에 맞추어 열렬히 응원했다. 김구환 한인회 부회장은 “오늘이 홍콩 교포들이 가장 많이 모인 날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도 붉은악마의 활약상을 보도하며 이들의 전문적 응원이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것 같다며 관심을 보였다.

홍콩=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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