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원광대에서 박사학위 심사를 받는 김동문은 “좋은 후배로 만나 호감을 갖게 됐다”면서 “당초 지난해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뒤 결혼하려 했는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뤄졌다”고 말했다.
나경민은 “오빠로부터 언제 정식 프러포즈를 받았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워낙 오래 함께 있다 보니 정이 들었고 늘 잘 챙겨줬다”고 수줍어했다.
김동문과 나경민의 인연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동문은 길영아와 짝을 이뤄 혼합복식 결승에 올라 박주봉과 조를 이룬 나경민을 꺾고 우승했다.
네트를 사이에 두고 금메달과 은메달로 명암이 엇갈린 이들은 이듬해부터 혼합복식 콤비가 돼 세계 정상을 질주했다. 지난해까지 국제대회 70연승을 달리며 14개 대회 연속 우승의 신화를 합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과는 인연이 멀어 2000년 시드니대회 때는 8강에서 탈락했고 지난해 아테네에서도 다시 한번 준준결승에서 패했다. 이런 실패 속에서 이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애틋한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김동문은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나경민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자 그를 설득해 다시 태극마크를 달게 했다.
해외 원정과 합숙 훈련이 잦은 배드민턴에는 유난히 ‘셔틀콕 커플’이 많다.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김중수 감독-세계선수권대회 챔피언 출신 정명희, 대교 성한국 감독-한국체대 김연자 교수, 삼성전기 김문수 코치-유상희 등이 대표적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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