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APEC 승용차 2부제 허점 노출

  • 입력 2005년 11월 17일 08시 40분


코멘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기간 동안 실시되는 승용차 2부제의 허점이 드러나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부산시는 12일부터 19일까지 부산지역에 등록된 승용차를 대상으로 2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시는 시민들의 2부제 참여율이 95%를 넘어서는 등 호응이 높다고 밝혔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현재 중점 단속대상인 승용차는 ‘부산’이나 ‘17’로 시작하는 번호판. 부산 이외 지역의 승용차는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전국번호인 ‘17’은 그동안 부산에서만 발급됐다. 하지만 건설교통부의 전국번호판 발급전산시스템 통합으로 8월 1일부터는 부산에서도 서울에서만 발급됐던 ‘02’와 ‘03’번을 발급받고 있다. 하루 300∼400여대의 승용차가 신규 또는 이전 등록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3만여 대의 ‘02’ ‘03’ 번호판이 부산에 등록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전등록을 해도 번호판 교체가 필요없는 ‘17’ 이외의 전국번호판은 전산시스템이 통합되기 이전에 1만여 대 이상 부산에 등록된 것으로 집계됐다.

리스차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리스차량은 주로 리스회사의 소재지인 서울 강남구에서 번호판을 발급받기 때문에 ‘서울’이나 ‘01’ ‘02’ 등의 번호판을 부착하고 있다.

개인사업자와 기업이 절세를 목적으로 주로 이용하는 리스차량은 벤츠나 BMW, 현대 에쿠스 등 고급 승용차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데다 2부제 단속대상에서도 제외돼 생계용 차량마저 운행하지 못하는 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부산시차량등록사업소 한 직원은 “번호판 전산시스템 통합으로 앞으로 2, 3년만 지나면 번호판으로 지역 구분을 하는 것이 힘들어진다”며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부제운행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은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