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 위원장은 납북자 문제에 가장 관심을 쏟는 미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올해 초에도 탈북자들을 돕다가 납북된 재미동포 김동식 목사의 행방을 묻는 편지를 북한에 보낸 바 있다. 그는 이번 서한에서도 납북자가족협의회장 최우영 씨의 부친 최종석(납북 당시 동진호 어로장) 씨, 피랍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 마스모토 루미코 씨 등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송환을 촉구했다. 이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미 수교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납북자 문제는 일본이나 남한의 당사국 문제만이 아니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기본적이고 범세계적인 인권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미국 사회가 납북자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한 예가 아닐 수 없다. 단순한 대북(對北) 압박수단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마침 CNN은 어제 북한 당국의 주민 공개처형 동영상을 여과 없이 내보내기도 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국군포로를 ‘전우로 (함께) 싸운 동지’라고 했다. 6·25전쟁과 한미동맹에 대한 미 주류사회의 인식을 읽게 하는 표현이다. 그런 ‘동지’가 정작 조국에서는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가. 정부는 국군포로 문제만 나오면 고개를 돌려 버린다. 대북 포용정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빨치산 출신 장기수들은 시신까지 수습해 북에 넘겨주고 있다. 일부 친북단체들의 ‘통일열사’라는 구호 속에서.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송문홍 논설위원 songm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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