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애독자인 임기숙(林奇淑·70·서울 노원구 상계동) 씨는 20일자 신문을 읽다 이 씨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낯익은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임 씨는 기사에서 이 씨가 북한 출신이고, 나이가 칠순이며, 아버지의 직업이 한의사라고 소개된 점 등으로 미뤄 오래전에 헤어진 이종사촌임을 확신해 본보에 연락을 해왔다.
이 씨의 어머니는 임 씨 어머니의 언니. 두 자매는 결혼해서도 가깝게 지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살던 임 씨는 어머니를 따라 기차를 타고 이모인 이 씨 어머니가 살던 강원 철원(현재는 북한)을 자주 방문했다.
이로 인해 임 씨와 이 씨도 자주 만나게 되었다. 게다가 이 씨가 무남독녀였고, 임 씨와 나이도 같아 두 사촌은 친자매처럼 지냈다. 하지만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소식이 끊겼다.
임 씨는 “6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길우(이 씨의 어릴 적 이름)를 꼭 찾아야 한다’는 유언을 남겼다”고 소개했다. 임 씨는 “길우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꿈인가, 생시인가’란 생각에 울고 웃고 했다”며 “절대 만날 수 없을 것 같던 피붙이를 찾게 해 준 동아일보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55년 만의 재회는 9월 초 임 씨가 부산을 방문해 이뤄질 예정이다.
이 씨의 장남인 문효남(文孝男·50) 대검찰청 감찰부장도 “동아일보 덕분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20일자 본보 보도에서는 이길자 씨의 이름이 이길녀(李吉女) 씨로 잘못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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