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그룹 ‘동물원’ 정동극장서 동요콘서트 열어

  • 입력 2005년 8월 5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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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동물원 멤버들과 자녀들. 왼쪽부터 박정호 군, 박기영 씨, 유준열 씨, 유재상 군, 배영길 씨. 변영욱 기자
그룹 동물원 멤버들과 자녀들. 왼쪽부터 박정호 군, 박기영 씨, 유준열 씨, 유재상 군, 배영길 씨. 변영욱 기자
그룹 동물원이 이달 중순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동요콘서트 ‘시청 앞 동물원에 가자!’를 연다. 그룹 결성 18년 만이다.

동물원은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널 사랑하겠어’ ‘거리에서’ ‘혜화동’ ‘변해가네’ 같은 따뜻하고 서정적인 포크 록으로 20, 30대 팬의 사랑을 받아온 그룹. 그동안 1500회 이상의 라이브 공연을 했고 9개의 음반을 냈다. 1997년 동물원 7집 이후 김창기 씨가 그룹을 떠나 소아정신과 의사로 활동 중이다.

“1988년 데뷔 당시 20대이던 멤버들이 모두 마흔을 넘었습니다. 모두 결혼하고 아빠가 되었고요. 이제 동물원 음악의 모태는 가족이지요.”

키보드의 박기영(42·대불대 실용음악과 겸임교수) 씨는 “이번 음악회는 가족음악회의 시작”이라며 “신나는 동요를 들고 여러 가족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가족은 언제나 내 편인 소중한 공동체”

박 씨가 말하는 가족이란 ‘언제나 내 편이 되어 주는 사람들의 공동체’. 공동체라고 해야 부인과 서울 청담초교 5학년인 아들 정호가 전부다. 정호는 갓난아이 때부터 최근 공연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아빠의 공연을 보러와 공연레퍼토리를 다 외울 정도.

청소년 시절 박 씨의 꿈은 외교관. 그래서 결혼 후 고시를 준비하기도 했으나 자신의 길이 아닌 것 같아 음악활동을 재개했다. 그는 아들 정호가 좋아서 하겠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찬성이라고. 정호는 “축구 농구를 실컷 할 수 있는 스포츠 선수도 되고 싶고 아픈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의사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기타의 유준열(43·신한과학 이사) 씨는 다른 멤버의 가족들과 ‘네트워크 가족’을 이뤘다고 말한다.

“공연이 없으면 몇 달째 못 보기도 하지요.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는 매일 얼굴을 맞대고 지방공연이라도 있으면 온 가족들이 같이 가족여행을 떠나고…. 십수 년간 이 같은 일을 해 왔으니 한동안 서로 만나지 않아도 가족 같아요.”

유 씨의 가족은 피아노를 전공한 아내와 아들 재상(3), 딸 재린이(2)가 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유 씨가 일하는 곳은 현미경 판매회사. 평일에는 오후 10시가 넘어 퇴근하고 주말에도 쉴 수가 없다. 오후 10시 이전에 들어가 아이들과 놀아 주고 싶지만 쉽지는 않단다. 그러나 아들을 목욕시키는 일은 유 씨 몫이다.

○ “커서도 친구 같은 아빠 되고 싶어요”

중3 때 기타를 배웠다는 기타의 배영길(42·전업가수) 씨는 5년 전 결혼해 현재 부인(32)이 임신 4개월이다.

“부모님은 고등학교 때 아들이 음악 때문에 밥 벌어먹지 못할까봐 걱정 많이 하셨죠. 저는 아이가 사춘기가 되어도 문 걸어 잠그지 말고 대화할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배 씨는 “예비 아빠의 소감요? 신기하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껴지고…. 아빠란 힘들 때 보이지 않게 힘이 돼 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 씨가 계속해서 “요즘 배 속의 아기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다”며 친구 같은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하자 다른 멤버들이 한마디씩 했다.

“친구 같은 아빠가 얼마나 힘든데.”(박 씨)

“난 아이들이 자고 있을 때가 가장 예쁘더라.”(유 씨)

공연시간은 13, 14, 15, 20, 21일 오후 2시 4시. 02-751-1500, www.chongdong.com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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