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의 반란’ 성공했다…“여성도 宗中회원 인정”

  • 입력 2005년 7월 22일 03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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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종중(宗中)의 회원이 아니라는 관습이 잘못됐다며 소송을 제기한 이른바 ‘딸들의 반란’이 결국 성공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20세 이상의 성인 남성만 종중 회원으로 인정해 온 대법원의 기존 판례를 바꿔 성인 여성(기혼 여성 포함)도 종중 구성원이 된다고 판결했다. 판례 변경은 1958년 이후 47년 만이다.

이에 따라 이날 선고 이후부터 성인 여성은 자동으로 자신이 속한 종중의 구성원으로 법적 인정을 받게 됐다.

이번 판결은 양성 평등의 이념을 구현한 것으로, 올해 3월 호주제 폐지 법안의 통과와 맞물려 여권 신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용인 이씨 사맹공파, 청송 심씨 혜령공파의 기혼 여성 8명이 각각 자신들의 종회를 상대로 “여성에게도 종중 회원의 자격을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회원이 아니다”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종중 구성원의 자격을 성인 남성으로 제한한 종래 관습은 1970년대 이후 우리 사회의 환경과 국민 의식의 변화로 그 법적 확신이 상당히 약화됐으며, 개인 존엄과 양성 평등을 기초로 한 전체 법질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공동 선조의 분묘 수호와 제사,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한 종중의 본질에 비춰 공동 선조의 성과 본이 같으면 성별과 무관하게 종원이 돼야 한다”며 성년 여성도 종중원이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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