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떠나볼까]여주 해여림 식물원

  • 입력 2005년 5월 27일 0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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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빛깔의 봄꽃으로 단장한 경기 여주군의 해여림 식물원. 강병기 기자
다양한 빛깔의 봄꽃으로 단장한 경기 여주군의 해여림 식물원. 강병기 기자
《찰진 쌀과 빛깔 고운 도자기로 유명한 경기 여주군에 또 하나의 명소가 생겼다.

19일 개관한 ‘해여림 식물원’이 그곳.

해여림이라는 이름은 ‘종일 해가 머무르는 여주의 아름다운 숲’이라는 뜻이다.

산북면 상품리 앵자봉 기슭에 자리잡은 이 식물원은 전시 면적이 5만 평에 이른다.》

○ 휴식과 배움이 어우러지는 식물원

이 식물원은 4000여 종의 식물을 생태 특성이나 주제에 따라 구분했다. 여기저기 있는 이정표의 안내를 받아 작은 길을 따라 가면 관람거리만 해도 10km에 이른다. 성인 걸음으로 2, 3시간 걸린다.

해여림은 ‘꿈의 동산’ ‘희망의 동산’ ‘미래의 동산’ ‘보람의 동산’ ‘행복의 동산’ 등 크게 5개로 나뉜다. 입구 쪽에 있는 ‘꿈의 동산’은 ‘삼지연’ ‘사랑연’ ‘지혜연’ ‘천연지’ 등 4개의 연못을 중심으로 110여 종의 허브, 앵초, 제주양지꽃이 자라는 ‘여림 정원’과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가을이면 연한 자줏빛 꽃을 피우는 ‘벌개미취 군락’이 이어진다. 섬초롱꽃, 매발톱, 꿩의비름, 노루오줌, 꽃범의꼬리 등 듣기만 해도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식물들이 여기저기에서 작은 군락을 이루는 ‘해림 정원’도 있다. 연못 천연지에는 수련 400여 종이 있고, 100m가 넘는 나무다리가 지그재그 형으로 가로 지르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휴식을 테마로 한 ‘희망의 동산’의 하이라이트는 미로 숲. 측백나무들이 꼬불꼬불 이어지며 미로를 만들고 있어 아이와 연인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미래의 동산’은 ‘나라꽃 정원’ ‘소원 비는 나무’ ‘하늘정원’ ‘바람언덕’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나라꽃 정원은 국화 무궁화를 중심으로 꾸몄다. 여름이면 삼천리, 화합, 동해 등 신품종을 비롯해 230여 종의 무궁화가 소박하면서도 은은한 자태를 뽐내게 된다. 이 정원 아래 있는, 소원 비는 나무의 원래 이름은 회화나무. 나뭇가지 모양이 학자의 기개를 상징한다고 해서 ‘학자나무(Scholar Tree)’로도 불린다.

‘보람의 동산’은 수생 생태계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의 습지원에는 토종백연, 토종황연, 노랑어리연 등 수생식물 70여 종과 다양한 수생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각 공간은 계단식으로 조성돼 있고 나무다리에서 습지생물을 가깝게 관찰할 수 있다.

○ 건강이 있는 식물원

해림원에서 가장 흥미로우면서도 다른 식물원과 차별성을 지닌 것은 ‘행복의 동산’이다. 이곳은 건강을 주제로 한 공간으로 우선 ‘동의보감 정원’이란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 모시대, 노루발, 천궁, 지황, 만병초 등 약용식물 1000여 종이 심어져 있다. 군데군데 옹기를 두어 분위기를 살렸다. 이 동산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풍요의 정원에는 140여 종의 과실수와 브로콜리, 치커리, 상추, 케일 등 140여 종의 채소류가 있다. TV 드라마에 등장했던 약용식물이나 식탁에서 자주 본 채소의 이름을 자연에서 확인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날 해여림은 개장과 함께 현장 학습을 나온 인근 상품초등학교 어린이들의 독차지였다.

“책이나 이야기로 듣던 식물들을 직접 볼 수 있어 재미있어요. 밖에서 점심도 먹고 뛰어놀고 공부도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김희진 양·1학년)

○ “살아있는 식물도감 만들고 싶어”

식물원 뒤쪽의 자연 생태원은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생태 학습장이다. 여기에는 여러 갈래의 등산로와 산책로가 있는데,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해여림 전망대가 나온다. 식물원 전경은 물론 앵자봉 기슭에 있는 상품리 마을 풍경과 인근 유명산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식물원의 대공연장은 잔디광장으로 공연과 관람객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사용된다.

이 식물원은 도서출판 예림당을 통해 33년간 ‘어린이 식물도감’ ‘동물도감’ ‘갯벌탐사도감’ 등 3000여 권의 아동 도서를 전문적으로 발간해온 출판인 나춘호(64) 회장의 땀과 꿈이 담긴 곳이다.

“아이들 덕분에 살아온 만큼 그들을 위한 천국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꿔 왔습니다. 이곳을 앞으로 ‘살아있는 식물도감’으로 만들고 싶습니다.”(나 회장)

해여림은 완공된 식물자원연구소 외에도 열대식물관, 천체관측소, 민속박물관, 청소년교육원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성인은 평일 8000원(주말 9000원), 중고생 5000원(〃 6000원), 어린이 3000원(〃 4000원). 30명 이상 단체관람은 할인 혜택이 있다. 문의전화 031-882-1700, 인터넷 www.yearim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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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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