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초에 고객을 잡아라…‘명품 삼성’ 디자인 승부

  • 입력 2005년 4월 14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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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삼성그룹 고위 경영진이 13일 오후(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 가구박람회장을 방문했다. 이 회장 등은 대표적인 이탈리아 명품 가구업체 몰테니의 부스에서 이 회사 관계자에게서 최신 가구 디자인 동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사진 제공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삼성그룹 고위 경영진이 13일 오후(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 가구박람회장을 방문했다. 이 회장 등은 대표적인 이탈리아 명품 가구업체 몰테니의 부스에서 이 회사 관계자에게서 최신 가구 디자인 동향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사진 제공 삼성그룹
“소비자 한 사람이 진열대를 돌아다니면서 30분 동안에 3만 개의 상품을 둘러본다. 이제 철저히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고객의 마음을 끌지 못하면 상품을 팔기 어렵다.”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이 ‘명품(名品)과 디자인의 도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0.6초 디자인 승부론’을 화두(話頭)로 꺼내면서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14일(현지 시간) 밀라노에서 삼성그룹 주요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디자인 역량을 높여 삼성 제품을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드는 ‘월드프리미엄 브랜드’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상품 진열대에서 특정 제품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간은 평균 0.6초”라며 “이처럼 짧은 시간에 고객의 발길을 붙잡지 못하면 마케팅 싸움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최고경영진부터 현장 사원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의 의미와 중요성을 새롭게 깨닫고 세계 일류에 진입한 삼성 제품을 품격 높은 명품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삼성 제품이 ‘월드프리미엄’ 제품이 되기 위해선 디자인과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해 기능과 기술은 물론 소비자 감성의 벽까지도 넘어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은 이를 위해 누가 봐도 한눈에 삼성 제품임을 알 수 있도록 고유의 철학을 반영한 독창적인 디자인 체계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이번 ‘밀라노 회의’에선 삼성전자의 디지털미디어, 휴대전화, 생활가전 등의 차별화 전략과 제일모직의 디자인 강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회의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이학수(李鶴洙·부회장) 구조조정본부장, 김인주(金仁宙) 구조조정본부 사장, 삼성전자 이기태(李基泰) 정보통신담당 사장, 이현봉(李鉉奉) 생활가전담당 사장, 최지성(崔志成) 디지털미디어담당 사장, 제일모직 제진훈(諸振勳) 사장 등 모두 10명이 참석했다.


최영해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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