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배만 찾는 미국인 많아요"

  • 입력 2003년 10월 31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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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청량면 울산원예농협 율리사무소에서 9월 30일부터 대미(對美) 수출용 울산배 검사를 하고 있는 미 농무성 식물통과검역관 클리포드 밀러씨(49)는 31일 “울산배는 껍질이 얇고 당도가 높은 데다 과즙이 많아 미국에서 최고 인기 수입 농산물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중순까지 이곳에서 본국 수출용 배를 검사한다. 밀러씨는 수출용 배가 병해충에 감염됐거나 껍질에 손상을 입었을 경우 2주 이상 소요되는 운항기간에 다른 배에도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이런 배들을 가려내고 있다.

올해 밀러씨의 손을 거쳐 미국 LA와 뉴욕 등지로 수출될 울산배는 총 350t. 수확기를 앞두고 9월 태풍 ‘매미’로 인해 타격을 받는 바람에 지난해(1000t)에 비해 수출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1999년부터 시작된 울산배의 미국 수출은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먼저 배나무 개화를 앞둔 1, 2월경에 농림부 산하 국립식물검역소 직원과 미 대사관 직원들이 울산배 주산지에 직접 나가 병해충 감염 가능성과 일조량, 수분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대미 수출용 과수농가’를 지정한다. 올해는 150농가가 지정돼 지난해(127농가)보다 23농가가 늘었다.

이들 과수농가는 배를 감싸는 봉투도 미국 정부가 승인한 것만 사용해야 하고 병해충 침투를 막기 위해 수확하기 전에는 봉투를 개봉할 수 없다.

배를 수확한 뒤에는 밀러씨와 같이 본국에서 파견된 검역관의 선과과정을 거쳐 다시 부드러운 종이로 감싼 뒤 5kg들이 박스에 넣어 수출용 컨테이너에 적재된다. 컨테이너 문도 검역관이 미국 정부에서 받아온 봉인띠(Sealing)로 봉인된 뒤 부산항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된다.

이같은 엄격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미국 수출배의 가격은 국내보다 두배 가량 비싸며 울산배 재배농민들은 ‘대미수출용 과수농가’로 지정되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할 정도다.

밀러씨는 “한달여동안 검사를 한 결과 태풍에도 불구하고 불합격품이 거의 없을 정도로 수확된 울산배의 품질은 양호하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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