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VC 링거용기서 환경호르몬”…"임산부 유아에 위험 커"

  • 입력 2003년 7월 31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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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병원에서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의 링거 용기에서 사람 몸에 해로운 환경호르몬이 다량 검출됐다고 시민단체가 주장했다.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협의회’(쓰시협)는 국내 3개 업체가 생산한 PVC와 비(非)PVC 재질의 링거 용기 각 5개와 2개에 대한 시험을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PVC 재질 링거 용기에서 평균 18만ppm의 ‘디 엑틸헥살 프탈레이트(DEHP)’가 검출됐다고 31일 밝혔다.

DEHP는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 요소로 PVC 재질의 대부분 제품에 들어가는 첨가제지만 각종 동물실험에서 독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특히 남성 정자의 수와 운동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쓰시협에 따르면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DEHP를 환경호르몬 물질로 분류하고 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어린이나 임산부의 경우 DEHP가 들어 있지 않은 의료기구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는 것.

쓰시협 홍수열(洪秀列) 팀장은 “연간 5000만개의 플라스틱 링거 용기가 사용되고 있고 이 중 절반인 2500만개 이상이 PVC 재질”이라며 “수액제재에 녹아든 DEHP는 혈관으로 직접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임산부나 유아, 노인의 위험은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팀장은 또 “이른 시일 안에 PVC 재질 링거 용기에 대한 규제기준을 마련할 것을 관계기관에 촉구한다”며 “병의원도 PVC 재질 링거 용기 구입을 중단해 안전한 치료를 받을 환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2000∼2002년 3년간 PVC 재질 링거 용기에 담긴 용액을 대상으로 위해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위험치를 1로 볼 때 0.00∼0.49 수준의 환경호르몬이 검출돼 인체에는 해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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