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여름특집]日 최초 개항지…'짬뽕' 발상지, 나가사키

  • 입력 2003년 6월 23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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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웨이(케이블카)로 오른 이나사야마 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나가사키 시내와 항구의 환상적인 밤풍경.사진제공 나가사키 관광연맹
로프웨이(케이블카)로 오른 이나사야마 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나가사키 시내와 항구의 환상적인 밤풍경.사진제공 나가사키 관광연맹
‘하얀 짬뽕.’ 몇 년 전 등장한 이후 빨간 짬뽕과 함께 하얀 짬뽕을 내는 중식당도 늘었다. 그런데 도대체 하얀 짬뽕은 누가 만든 것일까. 대답은 나가사키. ‘짬뽕’ 발상지다. 더불어 확인한 사실 하나. 짬뽕의 원형은 ‘하얗다’. 빨간 짬뽕은 한국인 버전. 만든 이는 푸젠(福建)성 출신의 중국 음식점 시카이로(四海樓) 주인 징헤준(陳平順)이다. 중국인이 일본에서 개발한 이 음식. 하필이면 왜 나가사키에서 태어났을까.

때는 1899년. 당시 나가사키에는 화교가 많았다. 늘 배곯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배불리 먹을 싼 음식이 없을까 고민하던 징헤준. 해물 양파 등 쓰다 남은 재료를 넣고 볶은 뒤 얹은 국수에 쓸모없는 돼지 뼈와 닭뼈를 모아 고아 낸 국물을 부어서 냈다. 짬뽕이다.

그 이름은 ‘밥 먹었느냐’는 의미의 중국말 ‘츠판(吃飯)’이 일본인을 거치며 ‘짬뽕’으로 변질됐다는 것이 통설. 이 후 짬뽕은 나가사키의 명물, 시카이로는 짬뽕 명가가 됐다. 현 사장은 징헤준의 증손자. 창업 터에는 건물 전체가 식당인 5층 빌딩이 들어섰다. 1층에는 ‘짬뽕 박물관’도 있다. 짬뽕은 950엔(약 1만원).

▼나가사키 짬뽕이 태어난 중국음식점 시카이로우(四海樓) 정면. 현재 창업자의 3대손이 운영하고 있다. 짬뽕박물관은 1층에 있다.나가사키=조성하기자summerl@donga.com
▼짬뽕이라는 음식의 원형인 시카이로의 나가사키 짬뽕. 한국 짬뽕과 달리 국물이 하얗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프리마돈나였던 일본의 다카미 미우라 동상. 그로버힐의 정원에 있다.나가사키=조성하기자 summerl@donga.com

나가사키는 일본 최초의 개항지(1571년). 첨단의 해외 문물 유입 창구였다. 포르투갈 빵 ‘카스텔라’가 나가사키의 상징이 된 것, 천주교 전래가 시작된 된 것,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 무대가 된 것 모두 이 덕분이다. 원폭 피해도 마찬가지. 첨단의 중공업이 발달, 태평양전쟁 동안 무기 생산 기지가 들어선 탓이다.

나가사키는 천혜의 항구. 덕분에 야경이 압권이다. 그 야경은 이나사야마 공원에서 봐야 제격. 로멘덴샤(路面電車) 역시 나가사키 명물이다. 글로버 공원(Glover Hill Park)도 가 볼 만하다. 일본 최초 고딕 성당인 오우라 덴슈도(大浦天主堂), 19세기 영국인 저택, ‘나비부인’의 프리마돈나 다카미 미우라의 동상이 있다. 시카이로는 공원의 언덕 아래에 있다.

나가사키=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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