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템플턴그로스 5호 3년수익률 97.6%…주식형 펀드

꼭 3년 전인 2000년 6월10일 프랭클린템플턴투신이 운용하는 ‘템플턴그로스 주식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의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큰 이익을 본 상태다.

5호 펀드의 3년 기간 수익률은 97.6%로 주식에 60% 이상 투자한 모든 주식형 펀드 가운데 기간 수익률이 가장 높다. 쉽게 말해 3년 전 이 펀드에 1000만원을 가입했다면 현재는 1976만원이 돼 있다는 뜻.

최근 은행 예금 이자가 4% 대로 떨어지고 물가상승을 제한 실질 이자가 마이너스인 상태를 감안하면 엄청난 수익이다.

▽펀드 장기투자, 불가능한 것 아니다=한국 펀드는 나이가 어리고 규모가 작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1999년 프랭클린템플턴투신과 삼성투신이 설정한 펀드가 만 4년 동안 운영되는 등 한국에서도 점차 장기 운용 펀드가 늘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좋은 펀드란 오랫동안 꾸준하게 일정한 수익률을 유지하는 펀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파이낸셜플래너(FP)들은 설정 후 3년이 안된 펀드는 고객에게 소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 펀드를 소개할 때에는 설정 이래 운용 실적 자료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물론 좋은 펀드의 요건에는 수익률 이외에도 펀드의 운용 철학과 회사의 원칙 등 다양한 질적 요소도 포함된다. 그러나 수익률은 가장 객관적인 자료의 하나다.

최근 주식시장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면서 주식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년 2년 3년 단위로 어떤 펀드들의 수익률이 높았는지 한국펀드평가의 도움으로 살펴보았다.

▽3년 수익률 상위 펀드=템플턴그로스 4호와 1호 펀드는 3년 수익률이 각각 86.7%와 75.3%로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가치투자라는 완고한 원칙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우선 가치보다 비싸다고 생각되는 주식은 쳐다보지 않고 ‘바텀업(Bottom-Up)' 방식에 따라 시장이 아니라 종목만을 보고 집중 투자한다. 시장이 좋지 않아도 싸고 좋은 주식이 있으면 사고, 시장이 달아올라도 주식이 제값이 됐다고 판단되면 판다.

또 한번 산 주식은 5년을 두고 제값이 되기를 기다리는 장기투자가 원칙. 또 한 업종이나 한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40여개 종목에 분산해 투자한다.

한화투신운용의 ‘하이프로2000주식형’은 3년 수익률이 75.6%로 3위를 차지. 최근 수익률이 다소 떨어졌지만 과거 올린 수익이 많아 여유가 있다.

서정익 마케팅팀장은 “시장이 좋을 때는 주식 비중을 90%까지 높이고 시장이 좋지않을 때는 재빨리 주식을 팔아 20%까지 줄이는 등 신축적인 운용을 했다”고 말했다.

2001년 현대그룹 관련 주식을 많이 샀다가 9월 이후 상승장에서 수익을 많이 냈다. 현재 주식편입비중은 80% 수준이다.

동양투신의 ‘비너스주식24’와 교보투신의 ‘교보뫼비우스주식C-10’도 3년 수익률이 20% 이상을 나타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10일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22.2%가 하락했다.

▽2년 수익률 상위 펀드=템플턴그로스 5,4,1호가 여전히 돋보이는 가운데 외환투신의 ‘외환코아주식1’ 펀드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인디펜던스주식형1’ 펀드의 수익률이 각각 64.5%와 59.7%로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대한투신의 ‘윈윈코리아홀인원주V116'과 현대투신의 ’바이코리아나폴레옹주식ST2-21' 펀드도 각각 수익률이 49.3%와 47.7%를 나타냈다.

▽1년 수익률 상위 펀드=최근 1년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18.2% 떨어졌다. 그러나 2002년 4월에 설정된 ‘세이고배당주식형’ 펀드는 10.2%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KTB스타주식형‘펀드도 0.1% 수익을 냈다.

삼성투신의 ‘삼성밀레니엄주식A-1’과 대한투신의 ‘윈윈원더풀주식S-3' 등도 하락률이 2% 미만으로 손실을 적게 봤다.

물론 과거 수익률이 좋았다고 미래의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또 언급된 펀드 가운데는 판매가 중단되거나 중간에 가입할 수 없는 펀드도 있다.

또 같은 기간 투자했더라도 매월 일정액씩 투자했다면 펀드 매입단가가 낮아져 수익률이 더 커진다.

주:6월10일 기준가로 분석,설정액이 50억원 이상이고 평균 주식편입비율이 60%이상인 공모형 주식자산배분형과 주식고편입 펀드를 대상으로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