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누더기'…'두 어머니'에 바치는 회고록

  • 입력 2003년 2월 7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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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샤를르 쥘리에 지음 이기언 옮김/209쪽 9000원 현대문학

‘당신을 부활시키고자 합니다. 당신을 재창조하고자 합니다. 당신에게 말하고자 합니다. 당신을 감싸주던 그 빛, 하지만 어느날, 당신과 내겐 불행하게도, 산산이 부서져버린 그 빛을 생각하며, 당신이 살았던 그 세월과 그 겨울들을 따라가며, 당신에게 말하고자 합니다.’

아이 넷을 두고 정신병원에서 굶어죽은 어머니와 어린 생명을 거두어 길러준 또 다른 어머니에 대한 사랑, 성장의 기억과 상처를 그린 프랑스 작가 샤를르 쥘리에의 자전적 소설.

쥘리에는 자신과의 거리감을 유지하기 위해 2인칭 ‘당신’과 ‘너’로 서술하는 방식을 택했다. 스스로를 ‘타자(他者)’로 바라보는 것이다. 같은 위치에서 시선을 공유하는 작가와 독자는 좀 더 가까이 다가선다.

1부에서 작가는 어머니 ‘당신’의 삶을 읊는다. 진지하고 성숙한, 앎에 대한 갈증을 가진 당신. 사내아이를 바랐던 아버지는 딸에게 자상하지 않다. 아버지와 다른 사랑을 꿈꿨던 당신은 그런 이를 만났지만 그는 급성폐렴으로 사망하고…. 옆 마을에 사는 청년 앙뚜완과 결혼한 당신은 네 번째 아이를 가진 상태에서 정신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한다.

이어지는 ‘너’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글을 쓰고 싶었던 자신의 생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두 어머니를 얘기할 작품을 쓰고 싶은 마음과 그들에게 빚진 것, 너의 인생역정까지.

원제 ‘Lambeaux’.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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