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레이더]보스니아 인종학살 주도 카라지치

  • 입력 1998년 4월 10일 19시 57분


보스니아 내전 중 세르비아계 지도자로서 인종학살을 주도한 라도반 카라지치가 조만간 네덜란드 헤이그의 전범재판소에 서게 될 전망이다.

프랑스의 르 몽드지는 10일 프랑스 정보당국자의 말을 인용, 카라지치가 현재 한 동유럽국가에 피신해 있으며 미국 변호사들과 접촉하면서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라지치는 인종학살 반인륜범죄 전쟁범죄 등 세가지 혐의로 헤이그 재판소에 기소된 상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은 지난주 카라지치를 체포하기 위해 사라예보 인근 팔레마을에 있는 그의 빌라를 덮쳤으나 허탕을 쳤다. 프랑스 정보당국은 그가 지난해 11월 보스니아를 탈출, 동유럽에 피난처를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다. 피난처는 벨로루시일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가 이처럼 카라지치의 행적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카라지치를 대리한 두 명의 미국 변호사가 몇달 전부터 프랑스 정보당국과 재판에 나서는 조건을 협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변호사들은 카라지치의 재판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사실상 변호를 시작한 셈이다.

카라지치는 그를 지지하는 민병대가 NATO군에 의해 점차 무장해제되면서 보호막을 상실하자 더이상 도망갈 곳이 없다고 판단, 재판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카라지치와 함께 국제사회의 수배를 받아온 그의 추종자중 믈라덴 라디치와 미로슬라브 크보치카는 8일 오후 별다른 저항없이 NATO군에 체포돼 헤이그로 이송됐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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