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실업대책 윤곽]실업자 각종세금 면제 검토

  • 입력 1998년 4월 1일 20시 05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사회불안요소로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는 실업과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김대통령은 1일 제2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영국 런던으로 가던 중 특별기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실을 중심으로 한 관계 부(部)들도 귀국후 김대통령의 ‘전쟁선포’를 뒷받침하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청와대는 각 부의 건의를 취합, 고강도의 실업종합대책을 김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의 그간 발언과 관계부처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현정부의 실업대책 구상의 윤곽은 대충 드러난다.

먼저 정부는 현 수준에서 실업자수를 억제하는 ‘잡 키핑(Job Keeping)’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1백30만명의 현 실업자수는 정부의 당초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것으로 지금처럼 하루 1만명 이상 실업자가 양산될 경우 연말에는 2백만명 이상의 대량실업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실업자수 동결을 위해 각 기업에 대한 해고중지 요청과 함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강도높은 사법처리방침을 천명할 가능성이 높다. 또 전 사업장의 임금동결 및 삭감을 유도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해고를 억제하는 ‘워크 셰어링(Work Sharing)’정책을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실업 억제와 함께 이미 거리로 내몰린 실업자들에 대한 재교육 및 취업대책도 제시될 예정이다. 특히 실업대책과 벤처기업 육성이 맞물릴 수 있도록 벤처기업에서 요구하는 신기술교육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신규고용 창출을 위한 노력도 병행될 전망이다. 각종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통해 실업자들을 흡수하고 산림감시원 방범대원 등 준(準)공익요원 채용 등을 확대하는 방안은 이미 정부의 실업대책에 포함돼 있다.

이밖에 방어적 차원에서 실업자들에 대한 각종 세금면제 방안과 학비보조, 실업수당 확충안 등도 검토되고 있다.

문제는 ‘실업과의 전쟁’을 뒷받침할 ‘실탄’을 정부가 어떻게 조달하느냐는 점이다. 정부는 재원조달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의를 거쳐 통합 재정수지 적자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계은행(IBRD)을 통해 10억∼20억달러의 실업자 재훈련차관을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세계은행쪽에서 실업자 재훈련차관 제공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실업세 부과와 공기업 민영화를 통한 SOC 및 실업재원 확보 방안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기침체로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고 공기업 민영화 역시 외국인투자자들과의 협상이라는 난제가 남아있어 정부의 재원조달방안이 어느 쪽으로 가닥을 잡을지 아직은 불투명하다.

〈윤영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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