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 黨고문 발탁]『金心담긴 大選 와일드카드』

  • 입력 1997년 3월 4일 19시 39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이 4일 李壽成(이수성)전국무총리를 총리직 퇴임과 동시에 신한국당 상임고문으로 전격 임명하자 대부분의 당내 인사들은 「단순한 배려로 보기는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유력한 여권내 대선주자중 한사람으로 꼽혀온 이전총리의 입당이 당내 역학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인 이수성」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당내 기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정치적 운신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있고 중후한 이미지와 인간적 흡인력, 광범위한 인맥 등을 바탕으로 한 잠재력에 김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김심(金心)」이 실릴 경우 여권의 대선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현 시점에서는 일단 급부상설이 우세한 형국이다. 김대통령이 당직개편을 앞둔 시점에 서둘러 이전총리를 입당시킨 것 자체가 「김심」의 일단이 아니냐는 시각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수성대표설」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차기대표로 유력시되는 李漢東(이한동)고문에 대해 다른 주자 진영에서 대선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한 「공정한 경선관리자」로서 문제가 있다며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을 근거로 한 설이다. 하지만 李會昌(이회창) 朴燦鍾(박찬종)고문 등 대중적 지지도가 높아 「김심」의 통제가 어려운 영입파 및 영입파와의 제휴설이 나도는 金潤煥(김윤환)고문 등에 대한 견제카드란 분석이 아직은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이전총리 또한 대국민 이미지가 비교적 좋고 김고문과 같은 「TK(대구 경북)」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한보사건 등으로 당내 입지가 크게 약화된 민주계 인사들은 이전총리의 입당을 반기는 분위기다. 그래서 벌써부터 이전총리가 여권의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민주계의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점치는 견해가 많다. 무엇보다 관심사는 민주계에 거의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김심」이 이전총리에 대해 호의적이라는 관측이다. 최근 김대통령과 만난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총리직을 제의하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대번에 수락했는데 이수성총리만 세차례나 거부했었다」며 이전총리를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아직 김대통령이 이전총리 카드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마음을 정한 것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또 이미 지난해말부터 권력의 향배에 민감한 정 관계인사들사이에는 『이수성총리가 권력핵심부와 깊은 교감을 나누고 있다』『이총리 주변에서 이미 대선에 나설 채비가 시작됐다』는 얘기가 무성하게 나왔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도 4일 『이전총리는 「와일드 카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튼 이전총리의 신한국당 입당은 정권재창출에 대한 김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이를 위한 대선구상의 일단을 드러내주고 있다는 데 당내에 이견이 별로 없다. 특히 김대통령이 민주적이고 공정한 대선후보경선을 약속한 이상 경선과정에 직접 개입하지는 않더라도 무형의 영향력은 행사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당관계자들도 적지 않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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