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서울대 수석졸업 이종은씨 『천재도 낙방할수 있다』

  • 입력 1997년 3월 3일 07시 36분


서울대 51년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낸 수석졸업자가 모교대학원시험에 낙방할 수 있었을까.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아인슈타인이 대학입학시험에 떨어진 적이 있듯이 거짓아닌 사실이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재학 4년간 평균평점 4.3점 만점에 4.28점의 「경이적인 성적」을 기록, 지난달 26일 서울대를 수석졸업해 화제를 모았던 李宗恩(이종은·24·여)씨가 그 주인공으로 다시한번 화제를 낳고있다. 이씨는 지난 95년 11월말 치러진 신문학과(당시 명칭) 대학원입학시험(13명 선발)에서 평생 처음으로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대학원시험이 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같은 학과 동료들이 상당수 합격한 점에 비춰볼 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는 게 학과동료들과 선후배들의 이야기. 특히 학부시절 를 받은 두 과목을 빼고 전과목에서 를 받은 그의 대학원 낙방은 학과 선후배들 사이에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의 한 교수는 『합격자 발표를 하고난 뒤 종은이가 탈락한 것을 알고 교수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과락은 없었지만 총점이 선발인원 13명안에 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의 탈락 사유에 대해 학과 관계자들은 『이씨가 한 학기를 휴학하고 동료들보다 1년 늦게 졸업하려 했다가 뒤늦게 조기졸업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바람에 생긴 일인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 학기까지 8개과목(24학점)을 이수하는 등 학과과목에 쫓겨 대학원 진학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는 것. 대학원 진학에 실패한 이씨는 이같은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학부과정을 한학기 연장, 학업에 정진함으로써 지난해말 15명을 뽑는 대학원 시험에서 수석으로 합격했고 서울대 사상 최고 성적의 졸업자라는 겹경사를 맞았다. 이씨는 2일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단지 실력이 모자라 떨어졌을 뿐』이라며 『이제는 수석 졸업생의 굴레에서 벗어나 평범한 학생으로 학업에 전념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종대·이철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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