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장애인-일반학생 정겨운 합동운동회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39분


15일 오전 경기 광주군 초월면 지월리 삼육재활학교(교장 郭俊杞) 잔디운동장. 만국기가 가을바람에 펄럭이고 경쾌한 음악이 확성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가운데 장애학생들이 일반 학생들과 함께 하는 「합동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장애학생들과 일반학생들이 한데 어우러진 운동회는 극히 이례적인 일. 이날 운동 회에는 신체장애인학교인 삼육재활학교와 인근 초월초등학교 경화여상의 학생 학부 모 등 1천5백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운동회 경기종목도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의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장 애학생과 일반학생이 팀을 이뤄 협동심을 키울 수 있는 공굴리기 옷입히기 등이었다 . 점심시간 중간의 장기자랑 시간에는 서로의 춤과 노래솜씨를 겨루기도 했다. 포크댄스가 진행되는 도중 신이 나 박수를 치던 金조은양(16)은 『몸이 불편해 앞 으로 나가 남들처럼 춤을 출 수는 없지만 다른 언니들과 함께 흥겹게 박수를 치는 것만으로도 신이 난다』며 즐거워했다. 초월초등학교 5학년 文경민양(11)은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더듬는 친구들을 보고 처음엔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함께 응원하고 얘기하다보니 몸만 불편 할 뿐 나와 다를 게 없다는 걸 알았다』면서 친구의 휠체어를 힘껏 밀었다. 『딸아이가 일반아이들과 운동회를 하면 혹시 마음의 상처를 입지나 않을까 걱정 했다』는 학부모 李영희씨(48)는 『아이가 친구들을 사귀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그렇게 흐뭇할 수 없다』며 『말로만 외치는 통합교육이 아니라 이런 작은 시도들을 점차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육재활학교 鄭昌坤교감(48)은 『아이들이 장애인에 대해 갖는 편견들은 모두 기 성세대들이 만들어낸 것』이라면서 『진정으로 장애인을 위한다면 어릴적부터 자녀 들에게 그들도 우리와 결코 다르지 않으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을 심 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청군 이겨라』『백군 이겨라』 다정스레 꼬옥 맞잡은 손을 들어올리며 내지르는 함성이 드높은 가을 하늘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金靜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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