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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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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17>환자는 을(乙)이다

    전북 전주에서 한참 벗어난 깊은 산골짜기의 비구니 스님들이 참선하는 사찰에 머문 적이 있었다. 겨울 추위로 온기조차 간데없는 선방이라 책을 읽어도 머리에 들어오는 게 없었다. 이런 궁리 저런 궁리 하고 있을 때 주지 스님이 들어와서 며칠 전 손님 이야기를 꺼냈다.

    • 201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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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16>죽은 사람도 말을 한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정말 그럴까. 그러나 곰곰 생각해 보면 죽은 자도 말을 하는 것 같다. 누가 그렇게 할까. 죽은 자들이 말을 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의 CSI과학수사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다. 이 기관의 최고책임자를 지낸 부부가 있다. 10년을

    •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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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15>어린이 말기환자도 존엄을 찾아줄 수 없을까

    일본 오사카 시내에 어린이 전용 호스피스 병동이 이달 초에 문을 열었다. 어른들에 끼여 치료를 받았던 소아 말기 환자들을 따로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어서 벌써 만원사례라고 한다. 어린이 암 환자가 계속 늘어나 일본 정부도 민간 의료기관에만 의지할 수 없었던지 연말까

    • 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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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14>이번 가을이 생의 마지막인 사람들을 위해

    말기 암 환자가 누워 있는 침대가 경기 고양시 일산 백석공원의 단풍나무 숲 속으로 들어간다. 3명의 호스피스 봉사자가 침대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뒤쪽 난간을 붙잡았다. 한 침대가 사라지면 그 다음 침대가 숲 속으로 굴러가고 또 다음 침대가 줄을 이었다. 침대 머리맡

    • 2012-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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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12>“시대는 변하는데 의사는 왜 안 변하나요?”

    그동안 칼럼을 읽은 독자들에게서 e메일이나 전화를 많이 받았다. 심신이 지친 환자를 위로할 방법이 없느냐고 묻는 환자나 보호자가 꽤 있었다. 그런데 말투가 다소 시비조였다. 가슴에 맺힌 사연들이 풀리지 않은 탓이라 생각했다. 이 중 몇 명의 길고 긴 하소연을 요약하

    •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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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11>의사들이 죽음을 모른다

    서울시 의사회에서 웰다잉 강의를 마칠 때쯤이었다. 한 의사가 일어나서 하는 말이 의과대학 시절부터 환자 치료만을 배웠을 뿐이어서 죽어 가는 사람을 다루는 법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말기 환자들의 불안심리나 통증도 이해하지 못해 답답했다고 한다. 의사들도 죽음 공

    • 201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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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10>세상 떠날 때, 모두가 존엄을 말한다

    출구전략이라는 말이 경제적 또는 군사적 위기를 돌파하는 경우에만 쓰이는 줄 알았다. 그런데 미국이나 스위스 등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삶과 죽음을 이어주는 출구전략’이 자주 담론으로 등장했다. 유럽의 여러 나라를 유심히 들여다봐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삶의

    •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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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9>어떤 의사의 어머니

    지난여름 서울 서초동에 있는 신현호 변호사 사무실에 잘 차려입은 80대 할머니가 나타났다. 그가 앞세운 중년의 남자는 큰 병원 부원장 이름이 적힌 명함을 변호사에게 건넸다. 어리둥절해하는 신 변호사에게 할머니는 사전의료의향서(예전에는 생전유언 또는 존엄사 선언

    • 2012-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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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무의미한 연명치료하다 죽는 사람 매년 3만 명

    서울대병원은 우리나라 의료 권력의 핵심 가운데 하나이다. 제주도에서 당일치기로 드나드는 해녀에서부터 장차관과 국회의원, 전현직 대통령이 기꺼이 진료를 받는다. 전국에서 몰려든 환자들로 병원은 언제나 남대문시장처럼 북적거린다. 이곳에서 ‘의사 3분 진료’를

    • 201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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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7>멋진 죽음은 없다

    멋있는 죽음에 대한 환상이 깨진 것은 7년 전 내가 호스피스 교육을 받으면서부터였다. 실습을 나갔을 때도 그랬다. 그 이후 죽음교육 강의를 할 때는 환상을 부수라는 이야기부터 먼저 꺼내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 영화나 TV 드라마에는 이런 장면들이 허다했다. 말기

    • 201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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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아버지를 버리다니요”…한 아들의 눈물 왜?

    연극배우가 된 지 17년째에 접어든 박용범 씨(43)는 지금도 어제 일처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경기 포천시에 있는 호스피스 병동으로 달려가는 차 안에서 아버지가 말했다. “너, 나를 그곳에 버리려고 그러지.” 아버지의 시선은 처져 있었고 목소리는 맥없이 가라앉았

    • 201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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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5>아내가 세상을 떠난 방법

    서울이나 지방 소도시에서 갖는 웰다잉(well-dying) 강의에는 여러 가지 질문이 쏟아진다. 죽음이라는 어두운 주제가 등장하다 보니 분위기는 다소 무겁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야기가 자신들의 문제로 느껴지면 참석자 모두들 눈을 반짝인다. 궁금증이 가득 찬 시선이 몰려

    • 201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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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철주의 ‘삶과 죽음 이야기’]<4>생명연장을 거절하겠어요

    8월의 무더위에도 전화벨은 끊임없이 울렸다. 두 차례의 태풍경보에도 전화는 더 요란했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8월 하순 나는 서울 신문로에 있는 각당복지재단 사무실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전화 응대에 귀를 기울였다. 아름다운 이별을 도와주는 곳이냐고 묻는다, 편안하게

    • 201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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