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합참의장 이어 한미연합사령관도 “한국, 방위비 더 부담해야” 압박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3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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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12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SNS)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12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미연합군사령부 SNS)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와 관련해 “그 돈(방위비분담금)은 한국 경제와 한국 국민들에게 다시 돌아가는 것이고, 우리에게 오는 게 아니다”라며 한국 정부가 더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까지 시사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에 이어 주한미군 수장까지 연 48억 달러 규모의 방위비 증액 압박에 가세한 것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2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경기 평택시 캠프험프리스 기지에서 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기지의 한국인 군무원(9200명) 임금의 75%가 방위비분담금에서 나온다. 한국 국민의 세금으로 한국인 월급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더 부담할 수 있고, 부담해야 한다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말한 뒤 “한미 양국은 납세자와 시민들에게 (방위비분담에 대해)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없으면 우리가 예전만큼 강하지 않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위험이 있다”면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방침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밀리 의장은 이날 오후 일본 방문을 마치고 한국에 도착해 박한기 합참의장 등을 만났다. 14일에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방한한다. 이들은 14일 한미군사위원회(MCM), 15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SMC)에서 방위비 증액과 지소미아 연장 반대 의사를 한국에 공식 개진할 예정이다.

미국의 방위비 압박이 본격화되자 여권에선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방위비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비준동의를 거부할 수 있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친문 핵심인 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미국 측이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방위비 협상 결과가 합당한 수준이 아니라면 국회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비준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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