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도시 구하고 우주선 수리… VR 직업체험 ‘생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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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찾아가는 VR-AR 체험관’… 그림 맞히기-말 잇기로 적성검사
“학교서 힘든 첨단ICT 체험… 아이들 만족도 높아 교육효과 커”
11월까지 36곳 찾아갈 예정

25일 경기 용인시 장평초등학교 운동장에 자리 잡은 미래직업연구소 체험관에서 용인 백암초교 학생들이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해 미래 직업 체험을 해보고 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25일 경기 용인시 장평초등학교 운동장에 자리 잡은 미래직업연구소 체험관에서 용인 백암초교 학생들이 가상현실(VR) 기기를 활용해 미래 직업 체험을 해보고 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25일 오전 10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장평초등학교 운동장에 ‘미래’가 들어섰다. 겉으로 보면 연면적 99m²의 컨테이너박스에 불과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세계 최초의 이동형 정보통신기술(ICT) 체험관의 면모가 드러난다. 미래직업연구소 ‘와우스페이스(WoW Space)’다.

“어서오세요. 미래직업연구소입니다.”

용인 백암초등학교 6학년 12명이 줄지어 입구로 들어서자 연구소장이 말을 건다. 정육면체 장치에서 솟아난 형상은 뚜렷한데 만질 수는 없다. 홀로그램이다. 긴장한 듯 학생들은 잠시 어색해했지만 이내 “아저씨 누구예요”라는 말이 터져 나온다. 깔깔대면서도 “신기하다”를 연발하며 홀로그램 소장의 연구소 소개에 귀를 기울였다.

와우스페이스는 어린이가 커서 어떤 직업을 택하면 좋을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체험하고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21일 장평초교에 처음 만든 것이다. 가로 9m, 세로 12m, 높이 2m의 박스를 분해해 트럭에 싣고 이동한다.

SF영화 속 우주선 내부처럼 보이는 연구소는 크게 세 공간으로 나뉜다.

아이들은 먼저 적성 및 흥미 검사 테이블에 놓인 태블릿PC로 틀린 그림 맞히기, 상황에 맞는 말 잇기 등의 테스트를 치렀다. 게임처럼 보이지만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국가진로교육 연구본부의 청소년용 직업적성검사를 토대로 제작했다.

그 뒤로 놓인 두 대의 탁자 위에는 미래 직업을 AR로 볼 수 있는 태블릿PC가 각각 놓여 있다. AR 테이블이다. 원영재 군은 소방관의 미래를 체험해보기로 했다. 태블릿PC를 테이블 위에 들고 있으면 화면에 도시가 나타난다. 원 군은 사물인터넷(IoT)과 초고속 이동통신네트워크로 연결된 소방차와 소방 드론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체험을 해봤다. “불타는 도시를 살려냈다”며 흥분하던 원 군은 “처음 접해본 AR 기기가 재미있어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AR 테이블 뒤편은 격벽을 중간에 세워 만든 두 개의 VR 체험존이다. 운전석 같은 곳에 서서 머리에 VR 헤드셋을 쓰고 양손에는 조이스틱을 쥐었다. 강예람 양은 악당을 물리치기 위해 고장 난 우주선을 수리하는 우주비행사 임무를 마쳤다.

AR와 VR로 체험할 수 있는 미래 직업은 경찰관, 소방관, 우주비행사, 로봇 전문가, 리듬게임 전문가, 요리사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치면 적성검사와 미래 직업 체험 결과를 분석한 진로흥미탐색결과표를 받는다. 자신이 I(탐구형) A(예술형) S(사회형) E(진취형) C(관습형) R(현실형) 중 어떤 유형인지 기록돼 있다. 해당 유형의 특징은 무엇이며 이에 맞는 학습 습관은 어떻게 갖추는지, 그리고 도전 목표는 어떤 것이 좋은지를 분석해준다.

콘텐츠진흥원은 SK텔레콤과 업무협약을 맺어 와우스페이스의 체험 장비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디지털 정보 소외계층 자녀의 진로를 상담하고 이들이 그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오후석 도 문화관광국장은 “민관이 협력해 어린이에게 첨단 ICT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와우스페이스는 11월까지 36곳을 찾는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vr 직업체험#첨단ict#미래직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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