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마음건강]<1>정신질환의 오해와 진실

  • 입력 200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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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도 세상 살기 힘들지만,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부모들의 교육열과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이 병들어 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자녀들의 갖가지 행동장애나 우울증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부모도 많다. 삼성서울병원 성균관대 의과대학 소아청소년정신과 홍성도 교수의 연재를 통해 마음 아픈 자녀들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싣는다. 첫 회는 소아정신과 치료에 대한 총론이다. 2회부터는 질환별 대처법을 소개한다. 게재 순서는 다음과 같다. (2회 호흡정지 및 떼쓰기, 3회 틱장애, 4회 야경증 및 무서운 꿈, 5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6회 인터넷 게임 중독, 7회 가출, 8회 섭식장애, 9회 우울장애, 10회 정신분열, 11회 조울증)》

아버지, 당신이 필요합니다

소아청소년정신과가 일반 대중과 많이 친숙해졌다. 자녀들이 정신적 문제로 속을 썩이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거니 하지 말고 정신과를 찾아보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약물치료를 권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에는 아예 청소년 본인이 원해 제 발로 의사를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정신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아직도 많다. ‘어린이들의 정신질환은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이다. 놔두면 낫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고 관심이 있다 해도 아직은 제대로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요즘 아이들의 정신적인 문제는 놔둔다고 저절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염려스러우면 직접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가 의견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

또 자녀들의 마음 치료에는 아버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아버지가 자녀의 정신적 문제 해결에 협조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가족과 함께 진찰실까지 들어와 아이들을 관찰한 내용과 의견을 말하는 아버지는 많지 않다. 이모나 고모는 가끔 들어오는 데 말이다.

아버지는 자식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는 고통의 내용과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이다. 의사가 아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당면한 문제들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사람에게서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엔 놀이치료니 미술치료니 음악치료니 하는 것들도 많은데, 정신질환을 낫게 하는 것이 아니며 치료를 무조건 많이 받는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돌고래와의 헤엄이나 승마가 정신질환 치료에 효험이 있다는 말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뇌파치료나 식이요법은 아직 효력이 인정되지 않은 치료방법 중의 하나인 경우가 많다.

아이와 함께 병원에 와도 자녀를 위한 치료가 무엇인지, 아이가 어떤 진단을 받았는지, 치료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는 부모도 많다. 아이들이 복용하는 약물의 이름, 용량, 부작용이 무엇인지도 잘 모른다.

아이들이 치료에 반응을 잘 하지 않는 경우 의사와 이것을 의논하는 부모는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그저 좀 더 용한 의사를 찾아보려고 애쓴다. 당신의 아이를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며 정열을 쏟는 의사야말로 가장 좋은 의사이다.

홍성도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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