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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해야 청춘이다]<1> ‘덤앤더머스’ 창업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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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해야 청춘이다]<1> ‘덤앤더머스’ 창업 스토리

동아일보입력 2013-01-07 03:00수정 2013-01-07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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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ing First”… 쳇바퀴 탈출한 5인, 허름한 창고서 꿈을 찾다
“예전보다 치열한 삶이 행복해요” 직장인이 필요한 모든 것을 알아서 매달 배송해주는 신개념 서비스 업체 ‘덤앤더머스’의 창업 멤버들. 이들은 “안정된 직장에 안주하는 대신 ‘도전’을 택한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고 말한다. 왼쪽부터 이승호, 이승주, 조성우 씨와 감사 업무를 도와주고 있는 회계사 이진철 씨.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서울 강남구 신사동 뒷골목에 있는 ‘덤앤더머스’ 사무실은 회사라기보단 낡은 책상 몇 개가 놓인 대학 동아리방처럼 보인다. 조명은 어두침침하고 곳곳에 박스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다. 조성우 대표(32)를 비롯한 창업 멤버들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샐러리맨들로 북적이는 고층건물 사이를 바쁘게 오가던 대기업의 사원들이었다. 다들 남들이 선망하는 명문대를 졸업했고 내로라하는 기업에서 인정받던 ‘엄친아’들이다.

그때에 비하면 현재의 근무환경은 열악하기만 하다. 몸은 고된데도 연봉은 종전보다 많이 적다. 예전 연봉을 생각하지 않는 게 마음이 편할 정도다. 하지만 이들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출근해 사무실의 불을 켠다. 허름한 창고에서 탄생한 숱한 창업 신화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 안락한 삶 대신 도전을 택한 젊은이들


연세대를 졸업하고 현대중공업 홍보팀 대리로 근무하던 조 대표는 착실하게 회사 생활을 하면서도 가슴 한구석에서 늘 허전함을 느꼈다. 중고교 시절엔 대학 입시라는 목표만을 위해 공부했고, 대학에 입학한 뒤엔 취업이란 새로운 목표를 위해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스펙’ 쌓기에 공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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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입시와 취업에 모두 성공하고 몇 년이 지나자 정작 진짜 꿈을 위해 도전해 본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2011년 소셜커머스 붐이 불었다. 눈이 번쩍 떠졌다. 그는 할인 쿠폰을 파는 기존 모델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물건을 사면 할인 쿠폰을 덤으로 주는 사업모델을 구상했다. 덤으로 더 준다는 의미에서 ‘덤앤더머스(Dum&Dummerce)’라는 이름이 제격일 것 같았다.

조 대표는 신한은행에 다니던 대학 후배 이준우 씨(30)에게 계획을 털어놨다. 이 씨는 곧바로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 씨는 “주변의 상사들을 보면 미래의 내 모습이 그려졌는데 그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다만 신혼인 터라 아내를 설득하느라 집안이 한동안 시끄러웠다”며 웃었다. 이 씨의 소개로 대우인터내셔널에 다니던 정원선 씨(30), SK에너지에서 일하던 이승주 씨(34),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알투소프트에서 일하던 이승호 씨(30)도 합류했다.

‘도원결의’를 한 이들은 사표를 썼고 퇴직금과 결혼자금 등을 탈탈 털어 1억5000만 원을 모았다. 숱한 문전박대를 겪으며 제휴업체를 찾아 몇 개월간 발로 뛰었고 그해 12월 드디어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폭죽을 터뜨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시련은 생각보다 빨리 왔다. 서비스 오픈과 함께 서버가 다운되더니 먹통이 돼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서버 관리업체와 계약에 문제가 생겨 두 달간 휴업할 수밖에 없었다.

○ 첫 실패와 재도전

겨우 서버 문제를 해결한 뒤에도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짧은 기간 수많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난립하다 사라져갔다. 대규모 자본이 투자된 소수 대형 업체만 생존하는 구조로 시장이 재편됐다. 난상토론이 시작됐다. 조 대표는 “우리가 왜 창업을 결심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부터 무엇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까지 몇 주 동안 밤을 새워가며 방향 재설정에 매달렸다”고 전했다.

이들은 사업의 틀을 아예 새로 짰다. 모두 3∼5년차 대기업 직원이던 이들은 직장인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다. 툭하면 면도날과 생수가 떨어지고, 빨아놓은 셔츠나 양말이 없는 싱글 직장인들, 부모님 생신을 매번 잊거나 설거지거리를 쌓아두고 다니는 맞벌이 직장인들…. 이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을 대행해주는 업체라면 사업성이 있어 보였다.

덤앤더머스는 지난해 8월 생수, 탈모용품, 와이셔츠를 비롯해 두유, 한우, 다이어트 도시락, 성인용품, 간편 요리 등 직장인이 정기적으로 필요한 아이템들을 한 달에 한 번 배송해주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내놨다.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현재 회원 1만여 명을 확보했고 서비스 아이템도 출장 세차, 가사도우미 분야로 늘렸다. 올해는 매출 2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이디어는 쏟아지지만 자금과 인력, 구체적인 방안에 이르면 늘 가시밭길이다. 이준우 씨는 “아직도 양가 부모님께 사표 쓴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한 번도 회사를 그만둔 걸 후회해본 적이 없다. 도전했다는 자부심, 내 일을 한다는 애착이 고단함을 보상해주기 때문이다. 오히려 삶은 예전보다 훨씬 치열하고 즐겁다.

‘덤앤더머스’의 사훈은 ‘Doing First(실행이 먼저)’다. 안정된 직장을 과감히 포기하고 창업에 도전할 때도, 보기 좋게 실패하고 새로운 방향을 설정할 때도 사훈이 큰 힘이 됐다.

조 대표는 “20대 청춘들도 마음에 품은 꿈이나 비전이 있다면 혹시 실패가 두려워서 도전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스스로 질문해 봤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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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덤앤더머스#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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