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일파 이낙연 총리 ‘日 언제갈까’ 저울질…이르면 10월 일왕 즉위식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16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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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가 아베 총리와 러시아 극동대학교에서 면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이 총리 페이스북)
이낙연 총리가 아베 총리와 러시아 극동대학교에서 면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이 총리 페이스북)
지일파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일본을 방문해 꽉 막힌 한일 관계를 풀 수 있는 타이밍을 재고 있다. 가장 이른 방일 계기는 오는 10월22일 열리는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이다. 이 총리가 즉위식에 축하사절로 참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일왕 즉위식은 아베 신조( 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고위급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즉위식 다음날 아베 총리 부부의 각국 정상급 초청 만찬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 총리가 일왕 즉위식에 사절단으로 참석해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한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 나온다.

이 총리는 일찌감치 일왕 즉위식 참석을 희망해왔다.

그는 지난 3월 중국 충칭 순방에서 기자들과 만나 방일 계획에 대해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10월 일왕 즉위식이 있는데 자연스러운 계기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G20회의는 제 일이 아닌 것 같고 그 다음은 모르겠다. 할 수 있다면 도쿄 뒷골목 같은데서 술 한잔 마시고 도쿄 시민들한테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바 있다.

각국에서는 정상급 인사 파견을 확정 짓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중국에서는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1990년 나루히토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明仁) 상왕의 즉위식에 강영훈 총리를 사절로 보낸 바 있다.

다음달 말 열리는 유엔총회에 이 총리의 참석 가능성도 나오면서 아베 총리와 만나 사전 교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매번 유엔총회에 참석해 온 아베 총리는 올해도 참석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가 다음달 초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일본 고위 관계자들과의 접점을 넓힐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이 포럼에는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총리는 그동안 경색된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해 물밑에서 노력해왔다.

특히 일본의 인사들을 조용히 만나며 일본 내 상황 파악에 힘쓰고, 한국의 뜻을 일본 고위층에 전달해왔다.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배제하는 일본 각의의 결정을 앞두고 사토 야스히로(佐藤康博)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회장을 독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토 회장은 일본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회) 심의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재계의 거물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일본 3대 은행 중 미즈호은행 등을 소유한 대형 금융그룹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 총리가 일본의 정재계 인사, 아베 총리의 최측근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면서 동향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 특파원 당시 인맥 등을 총동원해 한일 갈등의 해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외적으로는 일본을 향해 계속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지일파인 이 총리에게 충분한 자문을 구하고 이 총리가 물밑에서 끊임없이 관계 개선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외교 소식통은 “일왕 즉위식에 우리 정부가 총리보다 낮은 급을 보낼 경우 외교 결례로 갈등이 더 커질 수도 있다”며 “현재 관계가 어떻든 이웃 국가의 기본적인 축하는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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