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덩샤오핑 말 인용 무력진압 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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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홍콩 동란땐 中정부 관여해야”… 주말시위 38명 부상-36명 체포

홍콩시위대, 中본토인 운영 식당 공격 25일
 홍콩 취안완 지역에서 시위대가 중국 본토인 출신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식당의 유리문을 각목 등을 이용해 부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물대포 2대를 사용하고 처음으로 실탄을 사용해 경고사격을 했다. 홍콩=AP 뉴시스
홍콩시위대, 中본토인 운영 식당 공격 25일 홍콩 취안완 지역에서 시위대가 중국 본토인 출신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식당의 유리문을 각목 등을 이용해 부수고 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물대포 2대를 사용하고 처음으로 실탄을 사용해 경고사격을 했다. 홍콩=AP 뉴시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5일 홍콩의 반중 시위에 대한 사설에서 “홍콩에서 동란이 일어나면 중앙 정부가 관여해야 한다”는 덩샤오핑(鄧小平)의 발언을 전했다. 홍콩 등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주창한 덩샤오핑의 말을 인용한 것은 중국이 무력 개입을 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해야 한다는 신호를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화통신은 또 “홍콩 기본법과 인민해방군 주둔 법령은 이미 (중앙 정부의 개입에 대한) 규정을 마련했다”고 경고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26일 홍콩 시위에서 폭력을 주도하는 극단주의 세력이 미국 비정부기구인 국립민주주의기금(NED)의 지원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런민일보는 “NED는 홍콩 인권 조사를 위해 1995년부터 2015년까지 1억5000만 홍콩달러(약 232억 원)를 지원했다. 그간 일어난 여러 색깔혁명에 NED가 막후 개입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 같은 경고는 12주째로 접어든 홍콩의 반중 시위에 따른 충돌이 격화되는 와중에 나왔다. 홍콩 경찰은 25일 공중을 향해 실탄 경고사격을 한 것은 시위대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38구경 리볼버 권총을 공중으로 쏜 경찰관에 대해 “용기 있고 절제된 행동이었다. 실탄 경고는 필요하고 합리적인 일이었다”고 두둔했다.

홍콩 밍(明)보 등에 따르면 25일 시위에서 불법 시위,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시위대 36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 의료당국은 시위로 인한 부상자는 시위대, 경찰을 포함해 3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 중 남성 1명은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이 홍콩 시위를 계기로 수요가 늘어난 최루가스 생산을 증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산 최루가스는 아랍의 봄, 수단 및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에도 사용됐다. 그간 홍콩 시위에서 사용된 최루탄은 영국산이었다. 홍콩 경찰은 시위가 지속되는 동안 1800회 이상의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는 26일 반(半)중국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홍콩에 1단계 여행경보(남색경보·여행유의)를 발령했다. 홍콩에 여행경보를 발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홍콩 내 시위 동향과 정세, 치안 상황 등을 살피면서 여행경보를 추가로 발령하거나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유라 jyr0101@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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