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아들 어떻게 죽었는지 몰라”… 마지막 증언도 혐의 부인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10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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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마지막 공판서 '의붓아들 사망' 집중 캐물어
고유정, 질문에 회피없이 답변…간간히 울먹이기도

‘고유정 살인 살인 사건’을 심리 중인 재판부가 선고 전 마지막 공판에서 의붓아들 사망에 대한 의문점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고유정은 “어떻게 죽었는지 모른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0일 제주지법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피고인 고유정의 살인 및 사체손괴·은닉 혐의에 대한 12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의붓아들 사건의 의문점을 정리하는데 집중했다.

직접증거가 없는 사안에 대한 집중 심리로 의문점을 정리해 신중한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재판부는 피고인 심문에 앞서 “오늘 절차는 재판부에서 증거조사를 마친 이후에 의심이 들거나 피고인의 확인이 필요한 부분을 들어보고 결론을 내는 것이 좋겠다”며 추가 심문 취지를 설명했다.

평소와 다름 없이 연두빛 수의를 입고 나타난 고유정은 재판부에 두 손을 모아 인사한 후 요청에 따라 증인석에 앉았다.

재판부는 미리 준비한 질문을 하며 그동안 진행했던 심리에서 부족하거나 충분치 않은 피고인의 답변을 들었다. 현 남편과 문자 메시지 등으로 싸우는 과정에서 뜬금 없이 잠버릇을 언급한 부분도 물었다.

재판부는 “(문자 메시지 대화에서)흐름상 나오지 않아도 될 이야기가 나온다. 현 남편의 잠버릇 언급은 매우 뜬금없다”며 “왜 갑자기 잠버릇을 이야기했는지 알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고유정은 “상대가 차분해지면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이야기를 했다”며 “뜬금없다는 부분은 현 남편의 기분이 풀렸다는 느낌이 들어 은근슬쩍 넘어가려고 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화제전환을 위해 잠버릇을 언급했을 뿐 범행 계획을 위해 말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고씨가 의붓아들 사망직후 어머니와의 통화에서 ‘영유아 돌연사’를 언급한 것도 재판부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피해자가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돌연사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이다.
고씨는 “제 기준에서는 남편이랑 자다가 애기가 죽었기 때문에 남편으로 인해 죽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며 “그때 생각난게 돌연사다. 아이를 키워봤기 때문에 아이들을 바닥에 재우기도 했었다. 어머니가 걱정하시기에 걱정을 덜어드리려고 그랬다”고 했다.

부부싸움을 하던 중에 피해자를 청주에 데려와 달라고 한 부분에 대해선 “얼굴 마주보고 못했던 이야기를 문자로 한 것이다”며 “나의 심리를 알아달라는 메시지였다”고 해명했다.

유산을 겪으며 불화가 생기자 살인에 대한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고유정은 답변 도중 간간히 울먹이기도 했지만, 재판부의 질문에 단 한번의 회피 없이 긴 답변을 내놓는 등 성실한 태도로 재판에 임했다.

앞서 고유정은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에서 9시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강모(사망당시 36세)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바다와 쓰레기 처리시설 등에 버린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은닉)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고씨는 같은 해 3월2일에는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파뭍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달 20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고유정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증거가 뚜렷하고,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점을 근거로 재판부에 사형을 요청했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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