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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리더십]<下>해외 석학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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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리더십]<下>해외 석학에게 듣는다

동아일보입력 2011-04-19 03:00수정 2011-04-19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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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진실성-겸손 3박자로 한국인을 춤추게 하라” 《 2012년 한국의 대통령선거를 통해 뽑힐 새로운 리더가 직면할 도전은 무엇일까. 그 같은 도전을 헤쳐 나가야 할 차기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할까. 동아일보는 한국의 현대사에 정통한 커크 라슨 미국 브리검영대 교수의 기고와 리더십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이언 에어즈 미국 예일대 교수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해외 석학들의 조언을 들어보았다. 》
○ 커크 라슨 美브리검영대 교수 기고

2012년은 대한민국 대선이 있는 해다. 과거 대한민국 정부는 국민을 독려해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포함한 위대한 과업을 완수해 냈다. 한국인들의 자긍심과 애국심은 발전의 동력이 됐지만 때때로 이웃과 동맹들과의 관계에 복잡하게 작용하기도 했다.

새로운 대통령이 당면할 가장 큰 도전은 한국인들의 장점으로부터 최고의 결과를 도출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급진적이고, 당장 눈앞의 결과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비전, 진실성, 그리고 겸손함의 균형 잡힌 조화는 다음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들이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은 스스로가 이룬 성공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지정학적, 인구학적 현실은 앞으로 세계의 서열체계에서 한국의 순위가 급상승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요컨대 대한민국은 매우 성공한 ‘중간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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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차기 대통령은 비전을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 비전은 한국이 과거에 이룬 성취를 정확히 인식하면서도 미래에는 지역안정을 창출하고 당면한 경제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는 데 더 겸손한 방법이 요구됨을 인정하는 것이어야 한다.

비전은 한국 교육의 세계화나 한국의 경제력, 혹은 정보기술과 같은 한국이 높은 기량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하지만 한국이 가진 한계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대한민국은 미국과 같은 외부 세력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스스로 안보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한국 국민에게 이 같은 상호의존의 현실을 설득하기란 쉽지 않다. 많은 한국인은 종종 냄비적인 군중심리에 홀린다(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촛불시위와 계속되는 독도 문제가 전형적인 예다). 심지어 이러한 군중심리는 일본,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역효과를 낳고 있다. 이러한 군중심리는 한국에 해롭게 작용하고 있다. 민감한 국민 정서에 대응하는 것과 국민에게 더 큰 그림을 생각하도록 설득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는 다음 대통령이 피할 수 없는 당면 과제다.

대한민국 내 여론 조사 결과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큰 문제임을 보여준다. 정부에 대한 신뢰 회복은 다음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정부 운영을 투명하게 하고 부패와의 전쟁을 치러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민주주의에서 만장일치란 극히 드문 일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언론, 정치, 사회 내부의 반대 목소리들은 무시되거나 오도돼서는 안 된다.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건강한 민주주의의 징표이자 건강한 시민 사회의 징표이다.

또 다음 대통령은 현재 국민들 사이에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문제들에 인내심을 가지고 정직하게 다가가야 한다. 정치인들이 진실을 말하는 것이 실수라면, 다음 대한민국 대통령은 종종 실수를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어야 한다.

이러한 진실성이 정말로 필요한 곳은 바로 북한과의 관계이다. 최근의 사건들은 북한으로부터의 안보 위협이 증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론 조사 결과 국민은 북한의 다음 도발에 더 강경하게 대응하기를 바라고 있다. 솔직한 지도자는 이러한 여론의 변화뿐만 아니라, 힘에 힘으로 대처하는 것이 위협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다음 대통령은 북한의 붕괴나 정권 교체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알릴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확실히 평양을 불쾌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분단 상태의 지속이나 통일에 대한 문제점과 이익을 공개적으로 국민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언급은 필요하지 않다.

마지막으로 한국 지도자들은 국민이 직면한 문제를 풀 수 있는 정부의 역량에 대해 더 겸손해져야 한다. 한국에는 많은 종류의 도전이 산적해 있다. 높은 부동산 가격부터 교육 문제, 일자리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평양의 무력 위협부터 중국의 부상이 한국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까지. 새로운 대통령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솔직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해결책은 청와대에서 내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4900만 한국인의 하나 된 노력을 통해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미래에 직면하게 될 한국 정부의 역할과 관련해 확고하지만 솔직하면서도 겸손한 목소리가 한국 국민들에게 전달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과 한국인들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  
이언 에어즈 美예일대 교수 인터뷰

“리더는 조직 내부에 열린 토론문화를 육성해야 합니다. 로마 가톨릭교회가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을 두고 큰 권한을 주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예일 로스쿨 교수이자 이 대학 경영대 교수인 이언 에어즈 교수는 최근 동아일보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리더들이 합리적 결정을 내리려면 ‘악마의 대변인’을 곁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인문과학학술원 회원인 에어즈 교수는 ‘슈퍼크런처’ ‘당근과 채찍’ 같은 저서를 통해 리더십 분야의 ‘구루(힌두교, 불교, 시크교 및 기타 종교에서 일컫는 스승)’로 인정받고 있다.

‘악마의 대변인’이란 가톨릭교회가 한 인물을 시성(諡聖·성인으로 인정함)할 때 반대자 역할을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성인(聖人) 후보에 오른 인물의 업적을 비롯해 여러 측면을 검토한 뒤 ‘성인의 지위에 합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이다. 이는 다수의 의견에 휩쓸려 조직의 결정이 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다.

에어즈 교수는 “리더는 이와 같이 ‘악마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 자신의 정책이 어떤 면에서 잘못됐는지 설명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수 의견과 소수 의견 사이에서 조화를 이끌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리더십에 관한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리더에게 필요한 덕목뿐만 아니라 리더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에 관해서도 경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특히 어떤 덕목이 필요한가.

“가장 중요한 덕목은 조직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적재적소에서 동기가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 조직 내부에 본래 있는 동기를 이끌어내는 것도, 외부 자극을 통해 동기를 유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리더가 결정을 내릴 때 지켜야 할 원칙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

“단순한 ‘당근과 채찍’ 전략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 조직원에게 부여하는 여러 층위의 책임을 개발해야 한다. 동기를 유발하는 외부 자극이 내적 동기를 강화하거나 침해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주의해야 한다.”

―추진한 일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흐를 때 리더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나.

“오늘날 훌륭한 리더들은 확실한 근거를 토대로 결정을 내리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만약 자신의 확신이 틀렸음을 말해주는 데이터가 나온다면 신념을 수정하는 실행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바꾸고 난 뒤 새로운 신념은 데이터에 의해 뒷받침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리더가 대중 앞에서 해서는 안 되는 말은 무엇인가.

“애매모호하게 사과를 해선 안 된다. ‘대중이 나의 행동을 오해하도록 한 점에 대해 미안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 잘못을 저지른 게 맞다면 인정하고 바로잡기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

―리더들이 저지르는 흔한 실수로는 어떤 게 있나.

“신념을 테스트해보지 않는 것이다. 후퇴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이런 테스트를 하지 않는 조직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것이다.”

―오늘날 리더들이 롤모델로 삼을 만한 역사 속 지도자들로 누구를 꼽을 수 있나. 그 이유는 무엇인가.

“윈스턴 처칠, 에이브러햄 링컨, 마틴 루서 킹을 들고 싶다. 이들은 모두 큰 도전에 직면했지만 국민을 고무시켰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하나로 묶었다. 그렇게 해서 나라를 광명으로 이끌었다.”

―국가 지도자는 때때로 자신의 장기적 비전이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것부터 해야 하나.

“제일 우선적으로 할 일은 솔직해지는 것이다. 만약 대의를 위해 희생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사실대로 말해야 한다.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불확실한 정책이더라도 다른 정책들과 비교할 때 최선이라고 믿는다면 다른 정책들까지 공개하고, 선택한 정책이 나머지 것들에 비해 더 나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남북 분단 이후 한국에선 좌우 갈등이 지속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나.

“중요한 문제로 보이지만 나는 이 문제에 정통하지 못하다. 단 정치적 논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하나 든다면 ‘결과에 대해 동의를 구하는 것’을 말하고 싶다. 결과를 측정할 특별한 방식을 찾는 것도 필요하다. 한 정치세력이 특정한 정책에 대해 동의를 하더라도 정해진 시간 내 입증 가능한 효과가 나타날 때만 그 정책을 지지할 것이다. 정치적으로 입장을 달리하는 세력들은 정책 실험을 거친 결과들만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짙다. 각자 자신들의 이론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 커크 라슨(Kirk Larsen)


미국 브리검영대의 역사학과 교수다. 하버드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텍사스대와 조지워싱턴대 등에서 교수를 지냈다. 조지워싱턴대에서는 아시아연구소장으로 일했다. 한국사를 전공한 그는 북한 문제와 한국의 정치 문제, 한국-중국 관계 등에 대해 많은 논문과 저서를 썼다. ABC방송, MSNBC방송, 미국의 소리(VOA) 등 미국 주요 언론에서 남북한 문제 등에 대한 논평을 하고 있다.  
■ 이언 에어즈(Ian Ayres)


변호사, 경제학자로 미국 예일 로스쿨 교수이자 경영대 교수다. 예일 로스쿨을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법학 경제학 경영학 리더십 등 분야에서 100편 이상의 논문을 썼고 ‘슈퍼크런처’ ‘당근과 채찍’ 등 1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최근작 ‘당근과 채찍’에선 인간의 불완전하고 비이성적인 측면을 이용해 조직을 어떻게 원하는 목표로 이끌고 갈 것인가를 고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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