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여야… “1당 되려면 2% 부족” “쉽지않다, 도와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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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4]정부 지지 vs 정권 심판 ‘읍소 작전’
이해찬 “과반 승기” 하루 만에 “박빙지 많아 안정의석 불투명
文정부 잘하도록 좀더 힘을”
황교안 큰절하며 지지 호소 “국민 기대 컸지만 우리 모습 부족
정권 폭주 견제할 힘 모아달라”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대전시당에서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공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오른쪽)는 “민주당이 1당이 되도록 조금 더 도와 달라”고 말했다. 대전=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대전시당에서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공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오른쪽)는 “민주당이 1당이 되도록 조금 더 도와 달라”고 말했다. 대전=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사전투표가 시작된 10일 여야는 4·15총선 전 마지막 주말을 앞두고 핵심 메시지인 ‘정부 지지론’과 ‘정권 심판론’을 강조하며 유권자의 지지를 간곡히 호소하는 ‘읍소 전략’을 펼쳤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당 대세론’을 내세우면서도 “아직 2% 부족하다”고 호소했고, 미래통합당은 황교안 대표가 맨땅에서 큰절까지 하며 “정부여당의 폭주를 견제할 힘을 달라”며 몸을 낮췄다.

○ “과반 가능” 민주당, 하루 만에 “2% 부족”

9일까지 “과반을 얻을 승기를 잡았다”고 자신감을 보이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0일 유독 자세를 낮췄다. 이 대표는 대전시당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안정적인 1당이 되려면 아직 2%가 부족하다. 박빙인 지역이 아주 많다”며 “민주당이 1당이 돼야 국정이 안정되는데, 여러분들이 좀 더 나와 투표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잘하고 있는데 야당이 이겨서 국회가 발목을 잡혀서는 결코 안 된다”며 “국회가 정부와 협조를 잘해서 국정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정부 지지론’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통합당의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고 현재의 분위기를 이어갈 경우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기존의 목표치인 지역구 ‘130석+α(알파)’ 전망을 유지하며 ‘몸조심’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145석을 상회해야 안정적으로 1당이 될 수 있는데,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치는 식의) 단독 과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목표”라며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들떠 보이거나 우리가 뭘 잘해서 국민이 평가를 해줬다는 자세나 언행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했다.

○ 맨땅에서 큰절한 황교안 “도와주십시오”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0일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신발을 벗고 큰절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대로 가면 쉽지 않다. 여당을 견제할 힘이 부족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0일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신발을 벗고 큰절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대로 가면 쉽지 않다. 여당을 견제할 힘이 부족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연일 현 정권에 맹공을 퍼붓고 있는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정부여당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힘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황 대표는 마로니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보다 솔직한 제 심정을 고백하고자 한다”며 “나라는 하루가 다르게 기울고 있는데 야당 대표로, 원외 정치인으로 한계가 있기에 너무나 큰 답답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컸지만 우리의 모습은 부족했다”고 했다. 당 후보들의 연이은 막말 파문으로 총선 패배의 위기감이 커지자 당 대표가 직접 읍소하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황 대표는 “이대로 가면 쉽지 않다”며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정부여당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힘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종로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며 신발을 벗고 두 손을 모은 뒤 큰절을 올렸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벙어리 발언’을 사과하라”고 항의하자 황 대표는 “공식적으로 사과를 드리고, 필요하면 또 말씀드리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북한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버렸다”고 했다가 장애인 비하 용어를 썼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통합당이 과반수 이상 의석을 차지해 정부가 정신 차리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 중-성동을 지원유세에서 “다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정부도) 마스크를 쓰면 지난 잘못이 다 감춰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조국이 마스크 쓴다고 윤석열로 변하지는 않는다. 윤석열이 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려고 애를 쓰니까 (정부 여당이) 윤석열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성열 ryu@donga.com·윤다빈 기자
#이해찬#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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