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건 당국자 “다음 1주일은 진주만, 9·11 테러 같은 힘든 순간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6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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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연일 치솟으면서 앞으로의 한 주가 최악이 될 것이라는 고위당국자들의 전망과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5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주일이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힘들고 가장 슬픈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덤스 단장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진주만 피습 사건과 2001년 9·11 테러를 거론하며 “이것은 우리의 진주만과 9·11 테러 같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번 주가 극도로 치명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며 “미국은 앞으로 며칠 안에 이 끔찍한 팬데믹의 정점을 견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브리핑에서도 “미국이 치명적 시기, 참혹한 시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한 주가 가장 힘든 주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날 33만5524명으로 또 다시 전날보다 2만 명 넘게 늘어났고, 사망자 수는 9500명으로 1만 명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심지어 실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사망자는 더 많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CBS 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올해 세계에서 완전히 근절될 것 같지 않다”며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다음 계절에 다시 살아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통제하지 않는다면 계절적 성격을 띠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뉴욕에서 4500명의 중증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헨리포드 병원에서는 3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 약품이 사용, 추적 관찰 및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일본도 치료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할 긴급 경제대책에 항인플루엔자 치료약 ‘아비간’을 200만 명 분 비축키로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고 아사히신문이 6일 보도했다. 아비간은 코로나19 치료약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임상시험 단계인데다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도 있다. 일본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2009년에 발표한 56조8000억 엔(약 642조 원) 사업규모를 웃도는 사상 최대 긴급 경제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르면 7일 코로나19 급증을 막기 위해 개인의 권리를 일부 제한할 수 있는 긴급사태를 선언할 것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6일 보도했다. 도쿄도는 법에 근거해 외출 자제를 요청하고, 백화점 등 상업시설 사용 제한을 요청하거나 지시할 예정이다. 위반 시 벌칙을 주는 강제력 없지만, 도민들의 경각심을 높여 사실상 사람 이동을 크게 줄이는 ‘일본식 도시 봉쇄’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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