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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환매 중단 펀드 1조원이 반토막으로…“‘깡통 펀드’ 속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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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환매 중단 펀드 1조원이 반토막으로…“‘깡통 펀드’ 속출할 것”

이건혁기자 , 김자현기자 입력 2020-02-14 18:37수정 2020-02-14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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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에서 원금 전액 손실 펀드가 나오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환매가 중단된 펀드 중에는 아직 실사가 끝나지 않은 펀드가 많아 원금이 100% 손실되는 ‘깡통 펀드’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이날 금융당국의 발표로 라임과 금융회사 일부 직원들이 수익률을 조작하고 부당 이익을 챙기는 등 도덕적해이의 양상이 드러나며 향후 검찰 수사와 피해자의 법적 대응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운용사의 사기 행각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판매하기 급급했던 은행과 증권사, 라임이 덩치를 키울 때까지 손을 놓고 있던 당국도 사태 악화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투자 부실 은폐, 직원은 수백억 시세차익


금융감독원은 14일 라임 사태의 원인이 운용사의 부실한 내부 통제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에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라임이 지나치게 높은 목표수익률을 설정하고 무리하게 펀드를 운용했으며, 잠적한 이종필 전 라임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독단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걸 막을 장치도 부족했다고 짚었다. 또 일부 직원들은 임직원 전용 펀드를 만들어 라임이 투자할 예정이던 특정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CB)를 미리 사들여 수백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라임에게 자금을 빌려준 금융회사 측도 사기 행각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임과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무역금융 펀드가 투자한 미국 자산운용사 IIG(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부실이 발생했음을 알면서도 이를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최근까지도 정상 펀드처럼 보이도록 조작한 것으로 금감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금감원은 “라임과 신한금투 등을 사기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신한금투 측은 “고의적으로 부실을 은폐한 것이 아니며, 라임의 지시로 펀드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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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불법행위가 어느 정도 확인된 무역금융 펀드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1~6월) 중으로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조치가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사이 라임의 불건전 투자행위를 포착해 검사에 나섰지만 대규모 환매 중단과 소비자 피해를 막지 못했다.

금감원으로부터 라임에 대한 수사의뢰를 받은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라임의 불법 자전(自轉)거래 정황과 시세조종 정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사태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 전 CIO의 신병 확보가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CIO는 검찰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거액을 환전해 잠적한 뒤 현재까지 공범 2명과 도주 중이다.

●1조 원 규모 펀드가 반토막…깡통 펀드 속출할 듯

지난해 10월 이후 라임이 환매를 중단한 4개 모펀드(자펀드의 자금이 모인 펀드)에는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판매한 펀드 173개 1조6679억 원어치가 담겨 있다. 이후 라임과 금융당국은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라임이 투자한 부실 자산들에 대한 재평가를 진행했으며, 이날 라임의 모펀드 중 2개에 대한 손실률을 확정했다.

라임은 “‘라임 AI 스타 1~3호’ 3개 펀드에서는 전액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투자된 돈은 470억 원에 이른다. 라임 측은 이달 21일까지 손실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며 이후 각 투자자에게 손실 금액을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감독원은 아직 실사가 완료되지 않은 모펀드인 무역금융 펀드에서 상황에 따라 100% 손실이 날 수 있다고 밝혔다.

라임의 불법 행위가 드러나고 일부 펀드에서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라임 피해자 등 1500명이 모인 인터넷 카페도 하루 종일 들끓었다. 라임 펀드 피해자 20여 명은 10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집회를 열고 “사기 투자를 한 라임자산운용도 나쁘고, 제대로 설명 안하고 펀드 판 은행 증권사 직원들도 나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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