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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렛대 없는 靑… 북-미 번갈아 운전하는 롤러코스터 올라탄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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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렛대 없는 靑… 북-미 번갈아 운전하는 롤러코스터 올라탄 격

한상준 기자 입력 2019-03-25 03:00수정 2019-03-2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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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자처하다 중재 한계 봉착
지금 북녘에선… 오두산 통일전망대서 본 마을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전원 철수한 지 사흘째인 24일 오전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관산반도. 주민들이 봄 농사 준비에 한창이다. 이날 개성 연락사무소엔 우리 인력 25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파주=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청와대가 ‘북핵 촉진자’로서의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어렵사리 북-미를 설득해 두 차례 마주 앉게 하는 데 성공했지만,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를 움직일 만한 독자적인 카드가 없다 보니 갈수록 입지가 곤란해지고 있는 것. 북-미 각각의 대응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형국이 됐고, 청와대의 희망을 담은 예측도 번번이 빗나가고 있다.

○ 靑, 개성 철수에 ‘당혹’했다가 제재 철회에 ‘안도’했다가…

22일부터 청와대는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 22일 오후 전격적인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철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청와대는 뒤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재 철회 시사 발언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북-미의) 기류 변화를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면서도 “북-미 모두 대화 의지를 접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의 개성 철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맞대응을 피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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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청와대가 최근 들어 북-미의 움직임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7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을 위해서는 한두 번의 ‘조기 수확’이 필요하다”며 “스몰딜, 빅딜이 아니라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한 수준의 합의)’로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미를 향해 “비핵화와 제재 완화를 한 번에 교환하려 하지 말고, 작은 것이라도 주고받는 협상을 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돌아온 것은 미국의 대북 제재와 북한의 개성 철수라는 북-미 간 충돌이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추가 제재 유보 의사만 밝혔을 뿐, 북한이 간절히 원하는 기존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청와대가 북한과 미국이 번갈아 운전하는 롤러코스터에 탄 형국”이라며 “다음 트랙에서 롤러코스터가 위로 솟구칠지, 아래로 수직 낙하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청와대는 독자적인 카드 구상에 고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 회의에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방안을 마련해 대미 협의를 준비하겠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지키면서도 북한에 제시할 유인책을 어떻게든 마련해 다시 한 번 중재에 나서겠다는 것.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백악관의 정확한 비핵화 의중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다.

○ 한미 정상회담 여부도 요원

문 대통령이 다시 북-미를 잇기 위해선 지난해처럼 북-미 정상 연쇄 접촉이 필수적이지만 청와대는 시점에 대해서도 고심하고 있다. 양측의 의중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정상 담판에 나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간이 흐르는 것을 지켜볼 수만도 없다. 현재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먼저 만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정상은 지난해 5월 판문점에서처럼 ‘원 포인트’ 회담을 가질 수 있지만, 관건은 만남 여부가 아닌 논의 내용”이라고 전했다. 내놓을 카드가 명확해져야 네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한미 정상회담 시점도 불투명하다. 한미 정상은 하노이 담판이 무산된 직후인 지난달 28일 통화에서 “가까운 시일 안에 만나자”고 합의했지만 한 달여가 지나도록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일본을 방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 전후로 한국을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청와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중재자든 촉진자든 한미 정상이 빨리 만나야 가능하다. 시간이 갈수록 (북핵을 둘러싼) 위험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촉구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북한#미국#통일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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