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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韓 실종자 수색-구조 악천후로 난항…귀국 교사들 “사고 예상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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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韓 실종자 수색-구조 악천후로 난항…귀국 교사들 “사고 예상 못 해”

이소연기자 , 지명훈기자 입력 2020-01-19 20:45수정 2020-01-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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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로 한국인 4명이 실종돼 수색 중이라고 외교부가 18일 밝혔다. (전라남도교육청 제공)

네팔로 봉사활동을 갔던 한국인 교사 4명이 히말라야에서 눈사태로 실종됐다. 현지 경찰 등이 긴급 수색에 나섰으나, 강풍과 폭설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이모 씨(56) 등 소속 교사 4명이 17일 오전 10시 반경(현지 시간·추정) 해발 3200m 데우랄리 지역에서 히말라야 산장(해발 2920m)으로 내려오다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고 19일 밝혔다. 현지 가이드 2명도 함께 사라졌다.

교육청에 따르면 이 씨 등은 해외 교육봉사단에 참가해 13일 네팔로 출국했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주말을 이용해 히말라야 관광에 나섰다. 16일 오전 시누와(2360m)에서 출발해 데우랄리 지역에서 하룻밤 묵은 뒤, 17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4130m)까지 올라갔다가 하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코스는 16일 오전부터 많은 눈이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 등은 16일 오후 가까스로 데우랄리 산장에 도착했지만, ABC까지 오르기는 어렵다고 보고 계획을 바꿨다. 이들은 17일 오전 데우랄리에서 곧장 하산했다. 하지만 이들이 히말라야 산장(2920m)으로 향하던 도중 엄청난 눈사태가 밀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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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눈사태는 이 씨와 정모 씨(59), 김모 씨(52), 최모 씨(37) 등 4명과 현지가이드 2명을 덮쳤다. 거리를 두고 뒤따르던 동행 교사 5명과 가이드는 이들이 사고를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데우랄리 산장으로 되돌아갔고, 나중에 촘롱(2170m)에 있는 산장으로 이동했다.

ABC 트레킹 코스는 눈이 적게 내리는 건기(乾期)인 10월부터 5월 사이엔 비교적 안전한 경로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이 시기에 안나푸르나를 찾는 한국인 등산객이 2000명이 넘는다고 추산했다. 16일 같은 코스를 다녀온 뒤 19일 귀국한 충남교육청 봉사단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이 트레킹 코스에서 초등학생도 어렵지 않게 다니는 걸 봤다. 사고가 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머무르고 있는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신중한 의견을 내놓았다. 엄 대장은 “사고 지점은 협곡이 있고 눈사태도 많이 나서 현지 지도에도 위험 지역이라고 나온다. 현장에도 ‘눈사태가 있는 구역’이란 표지판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다른 트레킹 팀을 인솔한 여행업체에 따르면 사고 발생 열흘 전부터 ABC 코스는 건기치고는 많은 눈이 내렸다. 특히 사고 전날엔 평소 보기 힘든 폭설이 내렸다고 한다. 실제로 17일 오전 10시 반경 사고 지점보다 약 300m 아래에서 촬영한 동영상에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눈이 내렸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으로 쌓인 눈에다 사고 당일 폭설까지 내리며 지반이 약해진 탓에 눈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당시 인근에 있던 다른 트레킹 참가자들은 대다수가 숙소에서 대기하다가 헬기로 하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상 악화로 다른 사고도 벌어졌다. 사고 지점과 약 15㎞ 떨어진 안나푸르나 마낭에서도 중국인 관광객 4명이 연락이 끊겼다. 또 다른 트레킹 그룹의 현지 가이드 1명도 실종됐다.

사고 당일부터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실종자들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17일 현지 경찰과 주민 등 20여 명으로 구성한 수색팀은 현장으로 향했지만 폭설 탓에 수색에 착수하지 못했다. 18일에도 약 1시간 반 만에 철수했다. 19일 오전 8시경부터는 헬기를 동원해 다시 수색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오후 3시경엔 또 다시 대형 눈사태가 발생해 철수했다. 사고가 난 카스키 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인 힘 구룽 씨는 현지 일간지에 “눈이 녹을 때까지 구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외교부와 주네팔대사관으로 구성한 비상대책반을 가동했다. 18일 오후 외교부 신속대응팀이 실종자 가족 6명 등과 함께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 갔고, 다음날 2명을 더 파견했다. KT는 수색용 드론과 운용 인력을 급파했다. 당국은 민간 헬기의 추가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트위터에 “신속한 구조를 국민과 함께 간절히 기원한다.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네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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