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청문회 ‘운명의 2주’ 돌입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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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스캔들로 시작된 조사, TV 생중계로 민감한 증언 예상
민주당이 던진 ‘승부수’ 파장 클 듯
성탄절 전에 하원표결 통과 관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에 대한 하원의 공개 청문회가 13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4일 0시) 시작됐다. 현직 대통령을 겨냥한 야당 민주당의 한판 승부가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대결을 앞둔 백악관은 극심한 내홍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팻 시폴로니 백악관 법률고문이 탄핵 대응 방안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고, 상대방에게 현 사태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탄핵 조사를 주도하고 있는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 정보위원장을 ‘부패 정치인’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하루 전에도 “향후 2주간 보게 될 것은 여론 조작용 가짜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하원 정보위원회는 13일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담당 부차관보에 대한 증인 신문을 시작으로 2주간의 공개 청문회에 돌입했다. 지난달 비공개 조사 당시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15일), 알렉산더 빈드먼 육군 중령(19일),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20일),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유럽·러시아 담당 선임국장(21일) 등의 증언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민주당은 성탄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12월 셋째 주에는 탄핵 표결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하원 435석 중 절반이 넘는 235석을 점유하고 있어 하원 통과는 확실시된다. 다만 내년 초로 예상되는 상원 표결에서는 전체 100명 중 공화당이 53석을 점유하고 있는 데다 3분의 2 찬성이 필요해 최종 통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9월 대통령과 충돌한 끝에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가 증인으로 등장하면 최고의 화제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볼턴 전 보좌관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높으며, 메모광인 그의 성향을 감안할 때 그가 탄핵의 ‘결정적 증거’가 될 폭탄발언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트럼프#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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