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뻥튀기 자소서… 의전원에 “학생회장” 밝힌건 위법 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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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파문 확산]딸 의혹에는 언급 없는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54)의 딸 조모 씨(28)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조 씨의 실제 이력과는 다른 내용이 일부 기재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조 씨가 허위 기재한 자기소개서로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한 사실이 입증되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의견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 “허위 기재로 입학 확인되면 형사처벌”

조 씨가 2011∼2015년 자기소개서를 거래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부산대 의전원과 서울대 대학원, 고려대 학부에 합격한 자기소개서를 올렸다.

이 중 부산대 의전원 합격 자기소개서에는 한영외국어고 재학 당시 학생회장으로 활동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학생회장이란 표현은 통상적으로 학교 전체를 대표하는 전교회장을 지칭한다. 하지만 한영외고 관계자와 복수의 졸업생들에 따르면 조 씨는 전교회장이 아니었다. 조 후보자 측은 “전교회장은 아니었고, 국제반(유학반) 회장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씨는 부산대 의전원 자기소개서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분자인식연구센터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서 3주간 인턴으로 근무했다”며 “그 과정에서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필요함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KIST 관계자는 “한 달짜리 단기 프로그램이었는데 조 씨는 딱 5일간 근무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했다.

만약 조 씨가 부산대 의전원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를 허위로 기재하고, 이 내용이 입시에 영향을 끼쳤다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 부산대 의전원의 경우 2015학년도 입학이어서 공소시효(7년)가 아직 남아 있다. 부산대 측은 조 씨가 자기소개서를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만 했다.

○ “장학금 특혜” 추가 의혹 제기

조 씨가 부산대 의전원 재학 시절 받은 장학금도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조 씨는 2016년 1학기부터 2018년 2학기까지 6학기에 걸쳐 지도교수가 출연한 ‘소천장학회’에서 장학금을 받았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조 씨가 다른 학생들과 달리 학교의 추천 없이 장학금을 받았다면서 장학금 특혜 수령 의혹을 제기했다. 총학생회 측은 “(조 씨가 장학금을 받지 않은) 2014년과 2015년, 2019년에는 의과대학이 성적, 가계 형편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학생들을 장학회에 추천해 장학금을 받도록 했다”고 밝혔다.

장학회에서 특정 학생을 지목해서 장학금을 줄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소천장학금’을 받은 건 조 씨 한 명뿐이라는 것이다. 부산대 의전원 관계자 역시 “장학금 지급약정서를 확인해 보니 조 씨는 추천 과정 없이 장학생으로 선정돼 있었다”고 했다.

조 씨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최저 성적 기준에 못 미치는 학점을 받았지만 내부 규정이 바뀌어 혜택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부산대 의전원이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에게 제출한 ‘장학생 선발 지침’에 따르면 조 씨가 입학할 당시 장학금 수령 기준은 ‘최저 학점 기준으로 2.5/4.5 이상 되어야 한다’고 돼 있었다. 조 씨의 성적은 이에 미달했지만 2015년 ‘외부 장학금은 예외로 한다’는 단서가 달렸다는 주장이다. 부산대는 총장 주재 회의를 열어 조 씨의 입시 및 학사관리 의혹들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 “고교 유학반 회장의 학부모 역할 컸을 것”

조 씨는 고려대 수시 입학전형 때 제출한 것으로 보이는 영문 이력서에도 스스로를 ‘유학반 학생 대표(Student Representative of the OSP)’ ‘10학년(고1) 학급회장(Student president of the class in 10th grade)’이라고 소개했다.

조 씨가 한영외고 유학반 회장이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히면서 오히려 유학반 학부모 모임에서 조 후보자 부부가 딸의 ‘논문 인턴십’ 등 과외 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해외 대학 진학을 위해 구성된 유학반은 학부모들끼리 자녀 스펙을 위한 각종 교류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단국대는 조 씨가 고교 시절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뒤 단국대 내부 시스템에 학위가 박사로 기재된 경위에 대해 “2015년 새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라고 해명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 / 양산=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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